원래는 고대 술사들이 흙이나 돌에서 금을 만들어낸다는 뜻으로
‘점철성금(點鐵成金)’이란 말을 사용했는데,
이 말을 문장이나 시문 등을 손질하여 좋게 만들거나
스승이 제자를 인도하여 깨우치게 하는 것을 나타내는 말로도 썼다.
그러다가 그 반대되는 경우, 즉 ‘금을 녹여 쇠를 만들어버린다’는 뜻으로
금과 쇠의 자리를 바꿔 '(點金成鐵)'이라 한 것인데
앞의 경우와 달리 잘된 문장에 손을 대 오히려 문장을 망쳐버리거나
수행하는 사람이 망념에 사로잡혀 진리를 보지 못하는 것을 가리켜 하는 말이다.
◈ 출전: 《경덕전등록景德傳燈錄》(권18) 중 용화영조龍華靈照 선사 중에서
僧問: “靈山會上法法相傳, 未審齊雲將何付囑?”
(승문: “영산회상법법상전, 미심제운장하부촉?)”
한 수좌가 물었다. “(부처님의) 영산회상에서는 법과 법을 전했는데,
(이곳) 제운산에서는 무엇을 부촉하십니까?”
師曰: “不可爲汝一人荒却齊雲也.”
(사왈: “불가위여일인황각제운야.)”
선사가 말했다. “그대 한 사람을 위해 제운산을 황폐하게 만들 수는 없다.”
曰: “莫便是親付囑也無?”
(왈: “막변시친부촉야무?)”
(그 말을 받아) 수좌가 말했다. “그것이 친히 부촉하시는 것 아니겠습니까?”
師曰: “莫令大衆笑.”
(사왈: “막영대중소.)”
선사가 말했다. “대중들을 웃기지 말라.”
問: “還丹一粒, 點鐵成金, 至理一言, 點凡成聖, 請師一點.”
(문: “환단일립, 점철성금, 지리일언, 점범성성, 청사일점.)”
“단약 한 알이 쇠를 녹여 금을 만들고(사람을 신선으로 만들고)
지극한 이치를 담은 한 말씀이 범부를 성인으로 만든다 하니
스님께서 (제게) 한 말씀 들려주십시오.”
師曰: “還知齊雲點金成鐵麽?”
(사왈: “환지제운점금성철마?)”
“제운산에서 금을 녹여 쇠로 만들어버렸다는 것은 아직 알지 못하는가?”
曰: “點金成鐵未之前聞. 至理一言, 敢希垂示.”
(왈: “점금성철미지전문. 지리일언, 감희수시.)”
“금을 녹여 쇠를 만든다는 말은 (아직)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지극한 이치가 담긴 한 말씀 내려주실 것을 감히 청합니다.”
師曰: “句下不薦, 後悔難追.”
(사왈: “구하불천, 후회난추.)”
선사가 말했다.
“그 한마디가 이미 말 속에 들어있었는데도 그대가 알지 못하니 후회해도 소용이 없다.”
▶ 靈山會上(영산회상): 붓다가 영취산靈鷲山에서 《법화경》을 설한 것을 가리킨다.
이때의 모임을 그림으로 그린 것을 영산회상도 靈山會上圖라고 하며 법당의 후불탱화로
많이 사용된다.
▶ 未審(미심): 분명하지 않아 마음을 놓지 못하는 것을 가리킨다.
▶ 齊雲(제운): 안휘성安徽省 황산시黃山市에 있는 산 이름이다. 영조靈照 선사가 불법을
전한 곳이다.
▶ 付囑(부촉): 부처 또는 조사가 제자 또는 후인에게 법을 전하거나 당부의 말을 하는
것을 가리킨다. ‘咐囑’으로도 쓴다.
▶ 원문출처: 《景德傳燈錄》
북송北宋 때 시인 황정견黃庭堅도 이 말을 쓴 적이 있다.
自作語最難, 老杜作詩, 退之作文, 無一字無來處,
(자작어최난, 노두작시, 퇴지작문, 무일자무래처)
문장을 쓰면서 자기 말을 만드는 것이 가장 어렵다.
두보가 시를 지을 때나 한유가 글을 쓸 때
한 글자 한 글자 출처가 없는 것이 없었는데도
蓋後人讀書少, 故謂韓杜自作此語耳.
(개후인독서소, 고위한두자작차어이)
후대 사람들의 공부가 많지 않아
한유와 두보가 이 같은 구절들을 자기가 쓴 것으로 알고 있을 뿐이다.
古之能爲文章者, 眞能陶冶萬物, 雖取古人之陳言入於翰墨,
(고지능위문장자, 진능도야만물, 수취고인지진언입어한묵)
옛날에 문장을 잘 쓴 사람들은 만물을 용광로처럼 녹여낼 수 있었으므로
비록 옛사람이 했던 말을 자기 글에 인용하면서도
如靈丹一粒, 點鐵成金也.
(여영단일립, 점철성금야)
마치 한 알의 영단(을 쓰는 것)처럼 쇠를 녹여 금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 황정견의 「홍구보에게 답하는 글(答洪駒父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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