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 그리고 늦깍기 공부

武夷九曲圖

甘冥堂 2025. 8. 18. 08:25

겸재의 七先生詩畵帖3-武夷九曲圖

시뜨락 시정(詩庭) 2025. 7. 6. 06:34

 

武夷九曲圖

 

<도지전체 道之全體-武夷全圖>

武夷山上有仙靈 무이산 위에는 신령한 신선이 살고

山下寒流曲曲清 산 아래엔 찬 냇물이 굽이굽이 맑아라

欲議箇中奇絕處 그 속의 멋진 경치 알고자 하거든

權歌開聽兩三聲 뱃노래 두세 가락 한가히 들어 보소

 

 

<1곡 착각향학 著脚向學>

一曲溪邊上釣船 일곡이라 시냇가에서 낚싯배에 오르니

幔亭峯影蘸晴川 만정봉 그림자가 밝은 냇물에 잠겨 있네

虹橋一斷無消息 무지개다리 한번 끊어진 뒤 소식이 없고

萬壑干巖錄暮煙 온 골짜기 바위를 저녁 안개가 감쌌네

 

 

<2곡 도유원색 道由遠色>

二曲亭亭玉女峰 이곡이라 우뚝한 저 옥녀봉이여

押花臨水為誰容 꽃을 꽂고 물을 굽어보며 누굴 위해 꾸몄나

道人不復荒臺夢 도인은 다시금 황대(荒臺)의 꿈을 꾸지 않으니

興入前山翠幾重 흥미를 끄는 것은 첩첩한 앞산의 운무뿐일세

 

 

<3곡 속루개절 俗累皆絶>

三曲君看架壑船 삼곡이라 골짜기에 걸린 배를 보소

不知停掉幾何年노를 멈춘 지 몇몇 해나 지났는가

桑田海水今如許 뽕밭이 바다로 변하는 세월이 저와 같으니

泡沫風燈塔自憐 포말과 등불 같은 인생 스스로 가련하여라

 

<4곡 앙고찬견 仰高鑽堅>

四曲東西兩石巖 사곡이라 동서에 우뚝 바위산 솟아

巖花垂露碧氈鈍 바위의 꽃은 이슬 머금고 푸르게 드리웠네

金雞叫飛無人見 금계가 새벽을 알려도 인적은 보이지 않고

月滿空山水滿潭 빈산에 달빛 비추고 와룡담엔 물결만 가득하네

 

 

<5곡 독견자득 獨見自得>

五曲山高雲氣深 오곡이라 은병봉 높아 구름이 짙은데

長時煙雨暗平林 언제나 안개비에 너른 숲이 어둡네

林間有客無人識 숲 속의 나그네를 알아보는 이 없어

欸乃聲中萬古心 어여차, 뱃사공 소리에 만고의 수심이 이네

 

 

<6곡 수처충만 隨處充滿>

六曲蒼屏透碧灣 육곡이라 창병봉을 푸른 물굽이가 감싸고

茅茨終日掩柴關 은자의 초가집은 온종일 사립문 닫혀 있네

客來倚權巖花落 나그네가 와서 배를 대니 바위의 꽃이 지는데

狼鳥不驚春意閑 원숭이와 새는 놀라지 않고 봄빛만 한가롭네

 

 

<7곡 온고지신 溫故知新>

七曲移給上 배를 저어 푸른 여울에 올라서칠곡이라

隱仙拿更回看 온병봉과 선장봉을 다시 뒤돌아보네

却情昨夜峯頭雨 지난밤 산독대기에 비가 내려어여뻐라,

添得飛泉幾度寒 떨어지는 폭포수가 더해져 훨씬 차가워졌네

 

 

<8곡 활연관통 豁然貫通>

八曲風烟勢欲開 팔곡이라 바람과 안개가 곧 갤 듯한데

鼓樓巖下水縈回 고루암 아래로 물이 맴돌아 나가네

莫言此處無佳景 이곳에 좋은 경치 없다고 말하지 마소

自是避人不上來 단지 유람객이 올라오지 않았기 때문이니

 

 

<9곡 무소장애 無所障碍>

九曲將窮眼豁然 구곡이라 굽이가 끝나려니 눈이 활짝 트여

桑麻雨露兒平川뽕과 삼이 우로에 젖고 너른 시내가 나타나네

漁郎更寬桃源路 어부가 다시 도화원의 길을 찾으나

除是人間別有天 인간세상에 별천지가 따로 있으랴

 

 

 

무이구곡도(武夷九曲圖)

 

무이산(武夷山)은 중국 복건성(福建省)에 있는 평균 해발고도 350m의 산들로 이루어진 산맥이다.

침식으로 생긴 붉은색의 사암(砂岩) 절벽과 기둥, 협곡과 계곡, 풍부한 산림이 어우러진 뛰어난 자연 경관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 특히 이 무이산의 협곡에는 36개의 봉우리와 99개의 암자가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무이산을 조선의 사대부들은 모르는 이가 없었다. 이유는 단 하나다. 주희(朱熹)가 은거했던 곳이기 때문이다.

주희는 관직에 있던 9년간을 제외한 일생의 대부분을 무이산 인근에서 살았다. 그리고 54세가 되던 1183년부터는

무이산에 정사(精舍)를 짓고 은거하면서 제자들에게 강론하는 일과 저술 작업에 전념하였다.

주희가 죽은 뒤에도 무이구곡은 주희의 학통(學統)을 이은 후학들의 활동 공간이 되었다.

 

이로써 무이구곡은 주자성리학의 발원지로 인식되었고, 주희가 남긴 무이산의 아홉 굽이 계곡을 읊은

무이도가(武夷櫂歌)라는 시를 바탕으로 한 <무이구곡도>가 활발히 제작되었다.

무이도가(武夷櫂歌)무이의 뱃노래라는 뜻으로 무이구곡가(武夷九曲歌)라고도 한다.

 

고려말 조선초에 전래된 주자성리학을 깊이 탐구한 조선의 유학자들에게 주희는 학문의 종주이자

무한한 존경의 대상이었기 때문에, 주희가 은거했던 무이구곡은 학문적 이상향처럼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그러던 차에 16세기에 중국으로부터 <무이구곡도>가 전래되자 조선의 유학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며 유행하였다.

원본을 베껴 그린 모사본(模寫本)이 한성은 물론 지방의 지식인들에게까지 널리 보급되었다.

이후 <무이구곡도>는 구한말까지 약 400년 동안 조선에서 꾸준히 그려졌다.

 

뿐만 아니라 조선의 유학자들은 주희의 무이정사(武夷精舍)를 본받아 자연 경관이 수려한 곳에 집을 짓고

그 주변의 승경 아홉 곳을 골라 구곡(九曲)이라는 이름을 붙이는가 하면,

주희의 무이도가>를 차운(次韻)한 시를 짓는 것도 유행하였다.

이이가 황해도 고산군 석담리에 은병정사(隱屛精舍)를 짓고 조성한 고산구곡(高山九曲)과 고산구곡가(高山九曲歌),

도산서원(陶山書院)의 모태가 된 이황(李滉)의 도산서당(陶山書堂)과 농운정사(隴雲精舍),

송시열의 괴산 화양구곡(華陽九曲) 등이 모두 그와 같은 예이다.

 

무이구곡은 무이산맥(武夷山脈)의 반류산(盘流山)의 구곡계(九曲溪)가 주요 경관이며,

그 구곡계(九曲溪)는 대왕봉(大王峰), 옥녀봉(玉女峰), 천유봉(天游峰), 접순봉(接笋峰), 소도원(小桃源),

수렴동(水帘洞), 유향간(流香涧), 일선천(一线天)이라 한다.

그러나 주희의 무이도가(武夷櫂歌)에는 이 이름들을 거의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고 있다.

<무이구곡도>는 무이도가를 바탕으로 하여 주희가 읊은 승경의 대상을 실제 지리에서 찾아 화폭에 옮긴 것이다.

 

 

 

'한문 그리고 늦깍기 공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初秋 / 趙冕鎬  (4) 2025.08.19
買花 / 白居易  (3) 2025.08.18
高陽酒徒  (3) 2025.08.16
詩人 鄭樵夫  (6) 2025.08.16
田家四時  (4) 2025.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