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이 뭣이 중헌디
코골기가 후후 불을 부는 것도 같기도,
솥의 물이 끓는 것도 같기도,
빈 수레가 덜컥거리는 것 같기도 하며,
들숨일 땐 톱질하는 소리가 나고,
날숨일 땐 돼지 멱따는 소리가 나니
如吹火 (여취화)
如鼎之沸 (여정지비)
如空車之頓轍 (여공거지돈철)
引者鋸吼 (인자거후)
噴者豕豞 (분자시후)
- 박지원(朴趾源, 1737~1805) 「공작관문고(孔雀館文稿)」 자서(自序)
“이게 박지원 글이라고?
북학파의 핵심이자 명문장가로 손꼽힌다는 고상한 양반?”
이 문장을 읽자마자 내 머리를 스쳐간 생각이다.
이토록 일차원적이고 파격적인 어휘 선택이라니.
옆 사람이 어찌나 심하게 코를 골아댔는지,
그 유명한 박지원도 아주 진절머리가 나 견디지 못했나보다 하고 생각했다.
사실 박지원이 코골이 일화를 작성한 의도는 따로 있지만,
그보다는 그가 사용한 원색적인 표현에 관심이 간다.
박지원은 진부한 틀에 갇히지 않고 자유롭고 대범하게 자신의 솔직한 감상을 글에 녹여내었다.
또한 그는 남의 글을 읽을 때 생소한 표현을 썼다고 해서,
혹은 일상에서 수없이 접하는 속된 말을 적었다고 해서 무작정 비방하지 않았다.
박지원의 이러한 점을 우리 현대인도 당연 본받아야할 것이다.
고급스럽지 않아도 괜찮다. 조금 촌스러우면 어떤가.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진솔하고 때로는 발칙하게 드러내보아라.
또한 그런 마음가짐으로 적은 남의 글을 보고 이건 잘못된 글이라며 속단하지 마라.
글쓴이 양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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