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 그리고 늦깍기 공부

春曉 춘효

甘冥堂 2026. 2. 14. 09:55

春曉 춘효 / 맹호연

春眠不覺曉 (춘면불각효) 봄잠에 취해 새벽이 온 줄도 몰랐다
處處聞啼鳥 (처처문제조) 곳곳에서 새 우는 소리가 들려온다
夜來風雨聲 (야래풍우성) 간밤에 바람 불고 비 내리는 소리가 있었으니
花落知多少 (화락지다소) 꽃은 얼마나 떨어졌을까


맹호연은 당나라 초기, 즉 현종(玄宗) 시대를 살았던 시인이다.
당나라는 정치·경제·문화가 절정으로 치닫던 시기였고, 장안에는 재능 있는 문인들이 모여들었다.
그러나, 맹호연은 중심 권력의 한복판에 서지 못했다.
그는 여러 차례 과거에 도전했지만 큰 벼슬을 얻지 못했고,
주로 고향 양양 일대에서 자연 속 삶을 택했다.

그의 입지는 화려한 정치 시인이 아니라, 산수와 전원의 정취를 노래하는 은일적 문인이었다.
왕유와 함께 산수전원시의 대표로 꼽히지만,
왕유가 관료로서 성공한 것과 달리 맹호연은 비교적 소외된 위치에 머물렀다.
성격 또한 담백하고 솔직했으며, 세속적 계산보다는 자연스러운 기질을 따랐던 인물로 전해진다.
일화에 따르면 그는 때로는 직설적이고 꾸밈이 없어 벼슬길과는 잘 어울리지 않았다고 한다.

이러한 삶의 태도는 「춘효」에도 고스란히 배어 있다.
이 시에는 출세의 욕망도, 세상에 대한 불만도 없다.
대신 자연의 흐름에 자신을 맡긴 한 인간의 고요한 감각이 있다.

만약 맹호연의 시각에서 이 작품을 바라본다면, 아마도 이렇게 느꼈을 것이다.
봄은 억지로 붙잡을 수 없는 계절이며, 꽃은 피고 지는 것이 자연의 이치다.

나는 그저 봄잠에 들었다가 새소리로 깨어났을 뿐이다.
간밤의 비바람이 꽃을 떨어뜨렸다면, 그것 또한 자연의 순환이다.
그 사실을 슬퍼하기보다는,
문득 스쳐 가는 아쉬움을 담담히 바라본다.

「춘효」의 마지막 구절은 탄식이 아니라 여운이다.
얼마나 떨어졌을까라는 물음 속에는 상실의 감정보다도,
자연을 향한 조용한 응시가 담겨 있다.
이것이 바로 맹호연 시의 특징이다.
격정 대신 고요, 장대한 서사 대신 순간의 감각, 설명 대신 여백.
그래서 이 짧은 네 구절은 단순한 봄 노래를 넘어,
한 시대를 살았던 한 문인의 삶의 태도를 보여주는 작품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