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다음 生에는 개로 태어나고 싶다

甘冥堂 2026. 5. 15. 09:51

98세 어머니가 생의 끝자락에서
아들에게 아주 조용히 이런 말을 했습니다.

“다음 생이 있다면, 엄마는 네가 키우는 강아지가 되고 싶다.
너는 문을 열고 강아지를 보면 그렇게 환하게 웃잖아.
그런데 엄마를 보면 늘 아무 표정이 없더라.
엄마가 강아지보다도 못한 거지.”

젊었을 때 어머니에게 아들은 전부였습니다.
남편은 일찍 세상을 떠났고,
어머니는 혼자서 아들을 키웠습니다.

힘들어도 버텼고,
서러워도 참았습니다.
자기 것은 늘 뒤로 미뤘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늙고,
혼자 밥 먹는 것도 힘들어지고,
누군가의 손이 필요해졌을 때.
아들은 어머니를 요양원에 모셨습니다.

어머니는 낯선 방에서 매일 창밖을 봤습니다.
햇빛을 본 게 아니었습니다.
집이 있는 쪽을 보고 있었습니다.

혹시 아들이 와서
“엄마, 집에 가자”
이 한마디 해주지 않을까 기다렸습니다.
익숙한 방에서, 익숙한 이불을 덮고,
마지막 시간을 보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말하지 못했습니다.
그 집에 이제 자기 자리는 없다는 걸
어머니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며느리는 이미 차갑게 말했습니다.
“집에서 돌아가시게 하면 안 돼요.
기분도 찝찝하고, 나중에 집도 팔기 어려워요.”

노인이 집에서 돌아가시는 게 무섭다고 했습니다.
불편하다고 했습니다.
어머니는 다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들이 요양원에 찾아왔습니다.
아들은 침대 옆에 앉아 물었습니다.
“엄마,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거 있어?”

어머니는 집에 가고 싶다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끝내 삼켰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다음 생이 있다면, 엄마는 네가 키우는 강아지가 되고 싶다.”

아들은 멈칫했습니다.
“엄마, 왜 그런 말을 해?”

어머니는 눈물이 고인 채 조용히 말했습니다.
“엄마도 알아. 이제 쓸모없는 사람이 된 거.”
“너희 집에 있을 때도 매일 조심했어.
말 한마디 잘못할까 봐,
너희 기분 상하게 할까 봐 겁이 났어.”

“엄마가 잠깐 밖에 나가 걷고 싶다, 햇볕 좀 쬐고 싶다 하면
네 며느리는 창가에 앉아 있으면 된다고 했지.”

“그런데 강아지는 매일 즐겁게 산책시키더라.
강아지 밥도 따로 챙기고, 목욕도 시키고, 발도 닦아주더라.”

“너도 퇴근하고 들어오면 강아지부터 보고 웃었어. 아이처럼 웃더라.
그런데 엄마는 잘 보지도 않았지.”

“네가 강아지에게 주는 다정함을
조금만 엄마에게 줬어도,
엄마는 정말 행복했을 거야.”

아들은 고개를 숙였습니다.
가슴이 바늘로 찔리는 것처럼 아팠습니다.
그때서야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아들을 원망하려던 게 아니었습니다.
아들이 늙었을 때를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사람은 다 늙는다.
너도 네 아이에게 효도를 가르쳐야 해.
나중에 네가 엄마처럼 외롭고 힘들게 늙으면
엄마는 마음이 놓이지 않아.”

아들은 울었습니다.
어머니의 손을 잡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엄마, 죄송해요.”

그 순간 어머니는 남은 힘을 다해 말했습니다.
“엄마는 너를 원망하지 않아.
다만 엄마가 평생 너를 너무 사랑했기 때문에,
네가 나중에 이런 길을 걷게 될까 봐 무서운 거야.”

어머니는 평생 아들을 사랑했습니다.
대가를 달라고 한 적도 없었습니다.
아이의 길을 밝혀주던 등불처럼 살았습니다.
그런데 그 불빛이 약해질 때,
아무도 제대로 돌아보지 않았습니다.
어머니는 정말 많이 사랑했습니다.

그러니 어머니를 강아지보다 못하게 대하지 마세요.
늦기 전에 알아야 합니다.
어머니도 가장 따뜻하게 대해야 할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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