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 그리고 늦깍기 공부

歸去來辭(귀거래사) / 陶淵明

甘冥堂 2010. 3. 28. 14:53

 

 

歸去來辭(귀거래사)

                                    陶淵明 (도연명)

 

歸去來兮 田園將蕪胡不歸    (귀거래혜 전원장무호불귀)

旣自以心爲形役 奚惆悵而獨悲    (기자이심위형역 해추창이독비)

돌아가자! 논밭이 묵어 가는데 내 어찌 돌아가지 않으랴

이미 스스로 마음은 몸의 부림을 받게 하였으나

어찌 근심하며 홀로 슬퍼할 것 있으랴



悟已往之不諫 知來者之可追   (오이왕지불간 지래자지가추)

實迷塗其未遠 覺今是而昨非   (실미도기미원 각금시이작비)

지난날이야  어쩔 수 없음을 깨닫고

앞날은 쫓을 수 있음을 알았네
길을 잘못 들어 어긋났으나 그리 멀어진 것은 아니니

지금이 옳고 어제까지는 틀렸음을 알겠노라.



舟搖搖以輕颺 風飄飄而吹衣   (주요요이경양 풍표표이취의)

問征夫以前路 恨晨光之熹微    (문정부이전로 한신광지희미)


배는 흔들리며 가볍게 날리고

바람은 나부껴 옷깃을 스치네

나그네에 앞길을 물어서 가니

희미한 새벽 빛이 한스러워라.

 

 

乃瞻衡宇 載欣在奔   (내첨형우 재흔재분)

僮僕歡迎 稚子候門   (동복환영 치자후문)

마침내 집 처마를 바라보고

기쁜 마음에  바쁘게 가니

하인은 반가이 마중을 하고

어린것들은 문에서 기다리누나

 


三徑就荒  松菊猶存   (삼경취황  송국유존) 
携幼入室 
有酒盈墫   (휴유입실  유주영준) 

정원의 작은 길엔 잡초가 우거져도

솔이며 국화는 그대로 남아있네

어린것을 이끌고 방으로 들어서니

술통에 술이 가득 차 있네


引壺觴以自酌  眄庭柯以怡顔   (인호상이자작 면정가이이안)

倚南窓以寄傲  審容膝之易安 (의남창이기오 심용슬지이안)

술병과 잔을 당겨 혼자 마시며

정원의 나뭇가지 바라보며 기쁜 얼굴 짓누나

남쪽 창에 기대어 멋대로 앉았으니

무릎 하나 들일 만한  방이지만 편하기만 하구나

 

園日涉以成趣  門雖設而常關 (원일섭이성취 문수설이상관)

策扶老以流憩 時矯首而游觀 (책부노이류게 시교수이유관)

매일 정원을 거닐며 정취를 가꾸며

문은 달았으나 닫힌 채 그대로다

몸을 지팡이에 의지해 아무데서나 마음대로 쉬기도 하고

때로는 머리를 높이 들어 자유로이 사방을 둘러도 본다

 

雲無心以出岫 鳥倦飛而知還 (운무심이출수 조권비이지환)

景峠峠以將入 撫孤松而盤桓 (경상상이장입 무고송이반환)

구름은 무심히 산봉우리에서 피어오르는데

날다가 지친 새는 돌아올 줄 아는구나

햇빛은 어둑어둑 해가 지려 하는데

외로운 소나무를 어루만지며 서성이고 있다네

 

 

歸去來兮 請息交以絶遊   (귀거래혜 청식교이절유)

世與我而相遺 復駕言兮焉求   (세여아이상유 복가언혜언구)

돌아가자꾸나! 사귐을 그치고 노님을 끊자꾸나. 

세상과 나 서로 어긋나있거늘  다시 수레에 올라 무엇을 구하랴



悅親戚之情話 樂琴書以消憂   (열친척지정화 낙금서이소우)

農人告余以春及 將有事于西疇   (농인고여이춘급 장유사우서주)

친척들과의 정겨운 이야기 즐거워하고

거문고와 책을 즐기면서 세상 근심을 삭이리라

농부가 나에게 봄이 왔다 알리니 

서쪽 밭에 나가 일을 해야지

 

或命巾車 惑棹孤舟   (혹명건차 혹도고주)

旣窈窕以尋壑 亦崎嶇而經丘   (기요조이심학 역기구이경구)

때로는 수레 타고 때로는 홀로 배를 저어

구불구불 깊은 골짝을 찾아가기도 하고

높고 낮은 오르막길 언덕을 지나가기도 한다네  

 

 

木欣欣以向榮 泉涓涓而始流   (목흔흔이향영 천연연이시류)

善萬物之得時 感吾生之行休   (선만물지득시 감오생지행휴)

나무들은 활발하게 무성히 자라 가고

샘은 솔솔 흐르기 시작하는구나

만물이 때를 얻었음을 부러워하면서

나의 삶의 나아감과 쉼을 생각하게 된다네

 

已矣乎 寓形宇內復幾時   (이의호 우형우내복기시)

曷不委心任去留 胡爲乎遑遑欲何之   (갈불위심임거류 호위호황황욕하지)

아서라! 이몸 세상에 깃들여 있음이 다시 얼마나 되랴?

어째서 마음을 따라가고 머묾을 맡기지 않으리오 

무엇 때문에 허겁지겁 서두르며 어다로 가자는 것인가?


富貴非吾願  帝鄕不可期   (부귀비오원 제향불가기)

懷良辰以孤往  或植杖而耘   (회양진이고왕 혹식장이운)

부귀는 내가 원하는 바 아니오

신선의 나라는 바랄 수도 없는 것

좋은 시절이라 생각하면 혼자 거닐고

혹 지팡이 꽂고 김을 매고 흙을 북돋운다

 

 

登東皐以舒嘯  臨淸流而賦詩   (등동고이서소 임청류이부시)

聊乘化以歸盡  樂夫天命復奚疑   (요승화이귀진 낙부천명복해의)

동쪽 덕에 올라 휘파람 불고

맑은 가에 앉아 시를 짓는다

그럭저럭 변화를 따라 다함으로 돌아가려니

천명을 즐겼으면 그만이지 다시 무엇을 의심하랴 !

 


* 중국 진(晉)나라의 도연명(陶淵明)이  벼슬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갈 때 지은 것으로,
자연과 더불어 사는 전원생활의 즐거움을 동경하는 내용이다. 

405년 그가 41세 때, 최후의 관직인 팽택현(彭澤縣)의 지사(知事) 자리를 버리고

고향인 시골로 돌아오는 심경을 읊은 시로서, 세속과의 결별을 진술한 선언문이기도 하다.

 

작자는 이 작품을 쓰는 동기를 그 서문에서 밝혔는데,

거기에는 누이동생의 죽음을 슬퍼하여 관직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간다고 했으나,

양(梁)의 소명태자(昭明太子) 소통(蕭統)의 《도연명전(陶淵明傳)》에는,

감독관의 순시를 의관속대(衣冠束帶)하고 영접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을 알고


오두미(五斗米:5말의 쌀, 즉 적은 봉급)를 위해 향리의 소인에게 허리를 굽힐 수 없다고 하며,

그날로 사직하였다고 전한다.


이 작품은 도연명의 기개를 나타내는 이와 같은 일화와 함께 은둔을 선언한 일생의 한 절정을 장식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