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嘆老歌 - 세월을 한탄하는 노래

甘冥堂 2011. 11. 27. 21:04

 

탄로가(嘆老歌)     / 화담 서경덕

 

마음아 너는 어이 매양에 젊었는다

내 늙을 적이면 넨들 아니 늙을소냐

아마도 너 죠ㅅ녀 다니다가 남우일까 하노라

 

마음아 너는 어찌 늘 젊었느냐

내가 늙을 때면 너라고해서 늙지 않겠느냐

아마도 너(마음)를 좇아다니다가 남을 웃길까 두렵구나

 (죠ㅅ녀 : 좇아서, 우일까 : 웃길까)

 

젊은 마음을 좇아 늙은 몸이 다니다가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될 것을 염려한 내용이다.

격조 높은 탄로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유한한 인생에 비해 깨달음의 세계는 무한하다는 것을 비유했다.

 

마음이 어린후니 하는 일이 다 어리다

만중운산에 어늬 님 오리마는

지는 잎 부는 바람에 행여 긔ㄴ가 하노라

 

마음이 어리석으니 하는 일이 다 어리석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구름이 겹겹으로 쌓인 깊은 산속에 누가 나를 찾아올까마는,

떨어지는 나뭇잎소리와 나뭇가지를 흔드는 바람소리만 들어도 혹시 임이 오지나 않는가 하고

귀를 세워 보는 심정. 이 시조는 이 무렵 그에게 글을 배우러 다니던 황 진이를 생각하여 지은 것이라고 야사는 전해 오고 있다.

 

화담 서경덕과 황진이 그리고 박연폭포를 송도 삼절이라 했다.

도학자가 기생과 절경과 함께 세인들의 사랑을 받는 일을 드문 경우일 터, 그만큼 훌륭한 인품을 지닌학자였던 것이다. 위의 시조에서도 화담의 격조 높은 인품을 엿볼 수가 있다.

 

 

 

 탄로가   / 우탁(1263-1342)

 

한 손에 가시를 들고 또 한 손에 막대 들고

늙는 길 가시로 막고 오는 白髮(백발) 막대로 치려터니

白髮이 제 먼저 알고 지름길로 오더라.

 

본 시조 「탄로가」는 국문학사에서 작자가 분명한 작품으로서 가장 오래된 시조라는데 귀중한 의미를 부여한다.  작자 易東 禹倬은 고려말(麗末) 유학자로서 선구자적인 위치에 선 인물이다.

 

춘산에 눈 녹인 바람 건듯불어 간데 없다.

적은덧 빌어다가 머리위에 불리고저

귀밑의 해 묵은 서리를 녹여 볼까 하노라.

 

옛 시인들의 비유가 은근하고 여운이 있다. 서리가 어찌 귀밑에만 내렸으리.

지금도 단양 사인암 근처에 우탁 선생의 시비가 있다.

 

 

탄로가  / 신계영

 

아이적 늙은이 보고 백발을 비웃더니

그동안 아이들이 날 웃을줄 어이 알리

아이야 하 웃지 마라 나도 웃던 아이로다.

 

사람이 늙은후에 거울이 원수로다.

마음이 젊었으니 옛 얼굴만 여겼더니

센머리 씽건 양자 보니 다 죽어야만 하여라.

  (씽건 양자: 찡그린 모습)

 

늙고 병이 드니 백발을 어이하리

소년행락이 어제론듯 하다마는

어디가 이얼굴 가지고 옛 내로다 하리오.

 

..

1577(선조 10)~ 1669(현종 10). 조선 중기의 문신.

 1619년(광해군 11) 알성문과에 급제하여 검열·병조좌랑·예조좌랑 등을 지냈다. 임진왜란후 일본에 건너가 포로로 잡혀온 조선인 146명과 함께 귀국했다. 1637년 6월에는 속환사(贖還使)가 되어 병자호란 때 잡혀간  600여 명을 데리고 귀환했다. 1639년 볼모로 잡혀간 소현세자(昭顯世子)를 영접하는 부빈객(副賓客)이 되어 선양에 다녀왔다. 저서로 일본에 가서 지은 시와 선양에 가면서 지은 시, 그리고 수창시(酬唱詩) 등으로 구성된 〈선석유고〉가 있다. 시호는 정헌(靖憲)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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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직 청춘에 이런 글을 모으는 자신을 보곤 문득 거울을 본다.

풀어제껴 난발한 머리를 뒤로 묶어 꽁지하고,

제멋대로 돋은 허연 수염을 다듬지도 아니하고.

푸르지 않으면 늙은이지 다른 뭐가 늙음인가?

그러나, 욕심은 산 같이 많아

탄로가는 아직은 부르고 싶지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