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바빠 정신이 없는데 후배한테서 전화가 온다.
말투가 벌써 한잔 된 듯한 목소리다.
마침. 일 하는 것도 지치고,
졸린 눈을 부릅뜨고 잘까말까 망설이던 참인데..
"전에 마시던 그 술 가지고 와." 하니 득돌같이 달려왔다.
사과 한쪽 깍아 놓고, 그 복숭아 향 짙은 보트카를 마시며,
집사람 깨워 계란 말이 해서 안주하고...
문득, 지란지교라는 싯귀가 생각난다.
"저녁을 먹고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집 가까이에 살았으면 좋겠다...."
한밤중에 찾아와,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소리만 하다가 돌아간다.
버스 정거장까지 배웅하며, 잘 가. 또 와..
즐겁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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