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사진. 먹는 얘기

술은 아무때나 마시나?

甘冥堂 2016. 12. 23. 06:27

술은 아무때나 마시나?


오후 4시 50분.

맥도 모르고 편의점에서 시원한 맥주를 꺼내 계산대 위에 올려 놓았더니 종업원이 질겁을 한다.

바로 제자리에 가져다 넣더니 자물쇠를 채운다.


이런 표를 붙여놓았는데 미처 보지 못한 것이다.

그래도 그렇지. 불과 10분 남짓인데, 너무 한 거 아냐?

 


오전 11~오후2시까지.

그리고 오후 5시부터 자정까지.

이 시간만 술을 팔게 되어 있다.

이는 백화점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불교국가여서 그런가?

이런 식으로 국민들의 음주를 제한하려는 걸까?

그런데 낮에는 왜 팔아?

아, 식사하면서 반주 하라고?  배려의 측면인가?


관광으로 먹고 사는 나라에서도 지킬 것은 확실하게 지킨다.

편의점 종업원의 단호한 모습에서, 국민들이 국가시책을 잘 따르고 있음을 확인했다.



술은 아무 때나 마시나?

술은 술시에 마시는 것이다. 술시가 따로 있다.

오후 5시가 술시다.


11~오후 1시를 午시라 하고.

1~3시 未시

3~5시 申시

5~7시 酉시라 한다.


子丑寅卯辰巳午未申酉戌亥 12干支를 시간대별로 나눈 것이다.


이때 오후 5시 酉(유)時가 바로 술시다.

닭酉에 三水변을 더하면 술酒 자가 된다.

이때부터 술을 마시라는 선조들의 가르침이다.


그런데, 삼수변을 왜 더해?

술도 물로 만드니 그렇지. 이 멍청아!



아침 해장술에 취하면 에미. 애비도 못알아본다고 삼가했다.

낮술을 마시면 정신이 몽롱하여 오후 일을 제대로 볼 수 없다.

그러니 하루 일과가 끝난 저녁에 마시라는 무언의 명령(?)인 것이다.



이 명령이 바다 건너 태국까지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닐까?

하기야,

뜨거운 열대지방에서 낮술에 취하면 '헤까닥' 할 확률이 높을 테니, 막아야지....


우리나라에 도입하면 어떨까?


'여행, 사진. 먹는 얘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600년 사찰 - Wat Loikroa  (0) 2016.12.24
현대 기아차는 왜 안 보이나?  (0) 2016.12.23
너무 자신을 이리저리 끌고 다니지 마시오  (0) 2016.12.20
여행의 현지화.  (0) 2016.12.20
치앙마이 꽃  (0) 2016.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