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비 온다는 핑계

甘冥堂 2018. 5. 16. 14:33

빗방울까지도 두려워하면서

그것에 맞아 살해되어서는 안되겠기에...

 

당신이 필요해요.

사랑하는 여인의 이 한마디에

그는 이렇게 몸을 사렸다.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해야 돼.

제대 말년. 지겹던 군생활을 마치고 집에 가려고 준비 중인데

떨어지는 낙엽에 맞아 죽으면 절대 안된다.

 

심지어 하늘이 무너져내릴까 걱정되어 식음을 전폐한

杞나라 사람도 있었다. 杞憂라 했다.

 

오늘 봄 같지않은 봄비가 내린다.

하늘이 컴컴하고 어두워지더니

번개치고 천둥치며 억수같은 비를 쏟는다.

시내에 점심 약속을 취소해야 할 판이다.

 

이까짓 비에 안 온단 말이냐?

친구가 궁시렁댄다.

 

너도 나이 먹어봐라. 이놈아.

가뜩이나 없는 머릿털, 산성비에 다 빠지고

우산쓰고 다니다 번개라도 맞으면 그 노릇을 어쩌냐?

빗길에 미끄러져 다치면 어쩌구..?

 

불광동, 동교동.

두 군데에서 오라는데 안 나갈 수도 없고...

어쩌냐?

옛다 모르겠다. 비온다 핑계대며

결국 라면 한 개로 점심을 해결했다.

 

미안해.

난 너희들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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