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樂이 몇인고 하니

甘冥堂 2021. 2. 8. 06:52
내 樂이 몇인고 하니
책과 잠, 술과 구라

머언 길 걷고 나니
그 더욱 즐겁고나

그만 두어라 이 다섯밖에
또 더하여 무엇하리.




윤선도의 옛 시를 페러디 했다.
三樂이면 어떻고 五樂이면 뭐하냐.
생각해보니
그걸 무슨 낙이라 하겠나.
그냥 사람 사는 일상에 불과한 걸.

책이라 해봤자 단 5분도 읽지 못하고
머리만 바닥에 대면 그대로 잠에 빠져들고,
반 병 정도 주량을, 그것도 술이라 할 수 있겠나?
구라도 그렇다. 머리에 무언가 들어 있어야지
텅 빈 골 속에 똥만 들었으니 무슨 얘기거리가 있겠는가?

요즘들어 걷기 운동에 열심이다.
몸 여기저기 찌뿌듯한 게 없어지고
술도 잘 넘어가고 밤에 잠도 잘 잔다.
새로운 낙을 발견한 것 같아 즐겁다.

누가 알랴?
코로나가 끝나는 어느 해
배낭 하나에 산티아고 먼길을
다시 걷게 될지도 모르잖나?


다섯 가지 樂의 내용도
윤 선도의
물. 돌. 松. 竹, 달 등으로
품격이 달라질 지도 모르잖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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