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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니즘 건축이론과 포스트모더니즘 건축이론

甘冥堂 2020. 11. 9. 10:11

모더니즘 건축이론과 포스트모더니즘 건축이론이 발전하는 역사적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각각의 건축이론이 보이는 특징에 대해 구체적인 건물들의 예를 들어 설명하시오.

 

들어가며

 

모더니즘(Modernism)을 우리말로 풀이한다면 근대주의 혹은 현대주의 정도로 번역할 수 있을 듯하다. 우리는 모던(Modern)을 현대라고 번역하지만, 실은 모던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를 지칭하지는 않는다. 때문에 근대로 번역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은 동시대(Contemporary)라고 하며 학술적 의미에서 모던(modern)19세기 중엽부터 20세기 초~중반까지의 특정한 시기를 지칭하는 말로 쓰인다. 정리한다면 산업혁명 이후부터 냉전질서 시기까지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근대의 이성은 규칙, 권위, 규율, 통제 등을 의미했다. 포스트모더니즘은 이러한 것들을 해체하려는 경향이다. 1900년대 초에는 "모든 인간이 합리적이며, 합리성은 어떠한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모더니즘 사상이 지배하고 있었다. 그러나 불가능성 정리 등 합리성에는 한계가 있음이 밝혀졌고 두 차례의 세계 대전과 근대의 냉전을 겪으며 합리성이 옳은가에 대한 문제가 제기된다. 이에 "이성 자체가 문제를 지니고 있으며, 이성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이 포스트-모던(탈현대) 사상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이때의 "Modern(현대)"1970년대 이전을 칭하며, 2000년대인 현재의 시점에서는 근대로 볼 수도 있다.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의 이론적인 대강을 살펴보면서 이 이론에 의해 발전하는 건축이론의 역사적 배경과 각각의 건축이론이 보이는 특징에 대해 구체적인 건물들의 예를 들어 설명하기로 한다.

 

1.모더니즘과 건축이론

모더니즘 예술이 강조하는 것은 단순한 객관성을 넘어선 주관성의 강렬함이다. 그래서 균형 잡힌 아름다움 같은 고전적인 미적 기준은 여기에서 추방되고, 그것을 대신하여 미적 경험의 강렬함과 독창성, 정신성, 충격, 경험 같은 것들이 새로운 기준으로 들어선다. 20세기 전반기에 등장했던 다양한 전위예술과 실험예술이 추구하고자 했던 것도 그와 같은 것들이었다. 아름다움이라는 전통적 미의 기준은 그들에 의해 독창성과 새로움이라는 새로운 기준으로 대체된다.

 

건축과 같은 실용적 예술에서는 모더니즘의 정신이 이와는 다른 양상과 형태로 드러난다. 모더니즘 건축은 장식성을 배제하고 기능성을 강조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건물이 지니고 있는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건축비를 아낄 수 있는 이런 양식의 건축은 20세기 초반 이후 세계적으로 확산되어 국제주의 건축이라 불린다.

 

서울에서도 도심 한복판에서 볼 수 있는 대형 콘크리트 건물의 태반이 이와 같은 양식들이고, 1970년대 이후 한국에서 대량으로 지어진 주거용 아파트 건물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단순성을 강조하여 장식성을 배제하고 기능성을 극대화하는 것으로 특징지어지는 모더니즘 건축은, 건조하고 메마른 합리주의적 정신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문학과 회화에서 나타나는 모더니즘의 정신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모두가 금욕주의적 정신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2.모더니즘 건축양식의 특징과 건축물의 예

모더니즘은 근대에 오면서 기존의 봉건적 사고에서 벗어나서 이성과 합리성, 효율성을 중시하는 사상으로 건축뿐만 아니라 당시 예술과 철학, 과학에 영향을 끼친 사상이다.

기능주의를 통해 기능이 디자인의 중심과 목적으로 강조되었고, 건축의 형태상 무장식의 간단한 기하학적인 조형을 강조하고 구체적인 디자인에서 공간고려를 중시하여 자유로운 공간구조를 채용했다.

 

19세기 이전의 전통적인 건축양식을 비판하고 시민혁명과 산업혁명 이후의 사회의 현실에 맞는 건축을 만들려는 근대건축운동은 새로운 기능주의 원리, 즉 그것이 만들어지는 본래의 용도에 충실하며, 건축도 산업제품처럼 유용하고 기능적이어야 한다는 원리를 내세웠다.

 

1)바우하우스

근대 독일의 시각/조형예술 학교로 1919년에 발터 그로피우스 등에 의해 독일에 설립되었다. 새로운 산업시대(대량생산)에 맞는 공예란 무엇인가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다. 생산하기 쉬우면서도 아름다운 물건이란 무엇인가? 그 답은 기능을 강조한 장식 없는 기하학적인 형태의 제품이었다. 이를 통해 현대 디자인이 태동되기 시작했고, 공예가는 산업과 결합하여 디자이너라는 새로운 개념의 직업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2)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낙수장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건축철학은 자연을 지배하려는 것보다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디자인을 추구했는데, ‘낙수장은 지금까지도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대표작으로서, 특히 주목받는 점은 처음으로 주거건축에 콘크리트 캔틸레버를 사용했다는 것이라고 한다.

외부조형은 가장 인공적인 캔틸레버의 수평면과 가장 자연적인 돌의 수직면이 잘 조화된 건축조형으로, 대지의 정신과 밀접한 조화를 갖는다.

나뭇가지의 캔틸레버 원리를 이용하여 뿌리로부터 뻗어나게 하고, 재료의 자연미를 최대한 추구하는 구조로, 1939년에는 게스트하우스를 본채 위쪽에 설계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물소리가 너무 커서 실제로 거주하지는 못했다고 한다.

 

3) 필립 존슨 글라스 하우스

필립 존슨은 미국의 건축가로, 20세기를 대표하는 그의 건축은 현대 미국 공업의 기술을 바탕으로 건축형태에 역사양식의 면모를 반영시켜서 특히 고전주의적인 엄격성을 두어 근대적인 전통주의의 일면을 보여줬다. 특히 필립 존슨의 글라스하우스는 모던건축의 대표적인 건축물로, 주위를 유리로 둘러싼 주택이다. 오픈 플랜으로서 욕실의 핵 부분 이외를 하나의 공간으로서 설계하고 있다.

 

4)한편 미국 세인트루이스에 있는 1954년에 지어진 프루이트 아이고33개 단지의 서민계층을 위한 임대아파트로 당시에 아주 잘 배치된, 기능성이 극도로 강조된 모더니즘의 완성이라 했던 건축물이었지만, 20년도 안 된 1972715일 오후 322분에 폭파되었다. 이날을 모더니즘이 사망한 날이라고 건축사가들이 말한다.

 

 

3,포스트모더니즘과 건축이론

포스트모더니즘 예술은 모더니즘이 지니고 있는 이러한 정신성에 대한 대립항으로서 20세기 후반에 등장했다. 건축양식에서 모더니즘 양식이 배제해버렸던 장식적인 요소를 대폭 수용하여, 철골 구조물을 외부로 노출시키거나 우람한 아치와 기둥을 건물 내부로 삽입하는 식으로 건물에 비유와 수사를 도입했다. 비기능적인 예술에서도 포스트모더니즘적인 정신은 모더니즘이 지니고 있던 정신성에 대한 과도한 강조와 고답성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했다. 모더니즘 회화와 문학은 예술성에 대한 과도한 강조로 인해 너무 어려워져 대중으로부터 분리되기 시작했다.

 

로버트 벤트리는 모더니즘 건축에 반발하여 단순성 대신 모호성을, 의미의 명료성보다는 풍부함을, 양자택일보다는 공존의 태도를, 배제에 의한 통일성보다는 수용에 의한 통일성을 새로운 건축 디자인의 개념으로 제시했다.

젱크스는 모더니즘 건축이 산업화에는 기여하였지만 도시의 복합적인 문화공간들을 파괴함으로써 비인간화와 소외문제를 심화시켰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비판의식에 기초한 포스트모더니즘 건축의 가장 큰 특징은 건축에서의 역사적 연속성과 표현에 대한 중요성의 회복에 있다.

공시성, 경제성과 미니멀리즘을 강조하는 모더니즘과 달리 포스트모더니즘은 과거의 다양한 생활양식의 강조함으로써 전통과 역사성으로의 복귀를 주장하며, 장식적 요소, 일상성이나 대중성을 강조하며 다원성과 복수성을 추구하고, 도시 건축에서 주변 건축물들을 참조하며 대중과의 소통을 지향하는 등 절충주의적 모습을 보인다.

 

1)포스트 모더니즘 건축양식의 특징

포스트모더니즘은 모더니즘의 이성중심주의의 반대로, 모더니즘에서 탈피한 건축을 의미한다. 20세기 전반의 경향을 모더니즘이라 부른다면, 그 뒤를 이은 20세기 후반의 경향이 바로 포스트모더니즘인 셈이다. 기능성 대신 상징성, 기계적이며 무미건조한 양식 대신에 형태를 통한 표현성과 상징성을 추구한다. 효율성을 우선시한 시스템과 집단주의에 반대하고, 개별성과 자율성을 중시한다.

 

따라서 포스트모더니즘은 기존의 모더니즘을 모조리 부정하고 온전히 새롭게 시작했다기보다는 규칙이나 제도 같은 질서들에 얽매이지 않고, 이념과 이분법적인 사고에도 벗어나고자 하는 것이다.

 

하지만 포스트모더니즘은 건축 설계에 있어서 순수하게 시각적인 요소만을 강조하는 형식주의, 그림과 모델의 힘을 과시하는 그래픽적인 경향과 동시에 디자인을 단지 즐거움으로만 보는 쾌락주의, 건축가가 환경의 질을 평가하는 최고의 위치에 있다고 보는 엘리트주의, 자신의 아이디어가 가장 특이하고 독창적이라고 믿는 아방가르드적인 생각들의 부정적인 견해도 있다.

 

2) 건축물의 예

(1)서울의 신사역 부근에 있는 야쿠르트 사옥과 동대문 디자인플라자를 예로 든다.

야쿠르트 사옥은 건물 전체가 미국 뉴욕의 AT&T 사옥처럼 하나의 역사적인 기둥 장식으로 표현했다.

 

동대문 디자인플라자도 포스트모더니즘의 건축양식이다.

DDP는 동대문 디자인플라자(Dongdaemun Design Plaza)의 약자이면서 '꿈꾸고 만들고 누린다(Dream, Design, Play)'는 의미도 있다. DDP는 복합문화예술공간답게 디자인, 예술, 역사, 문화 등을 한데 아우른다. 자하 하디드는 '건축은 사람으로 하여금 생각할 수 없는 것들을 생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는 생각을 전제로 DDP를 설계했다고 한다.

 

(2)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

199710월 에스파냐 바스크(Basque) 지방의 빌바오(Bilbao)에 개관하였으며, 프랭크 게리(Frank Gehry)의 설계로 7년 만에 건물을 완공하였다.

티타늄판 구조물이 50m 높이로 치솟은 기묘한 형상의 이 건물은 기둥을 쓰지 않은 철골구조로, 중심축인 아트리움에서 3층의 전시 공간이 동심원적으로 돌아 올라가면서 다시 여러 방향으로 크고 작은 위성 전시 공간이 뻗어 나가도록 설계되었다. 이러한 구조는 보는 사람의 위치에 따라 다양한 형태를 드러낸다. 19개의 전시실은 작고한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상자 모양의 방 8개를 제외하면 모양이 제각각이다.

 

(3)포스트모더니즘 건축으로 유명한 필립존슨의 AT&T빌딩.

이 건물은 고층빌딩이지만 그리스 신전에서 가져온 모티브를 사용했다고 한다. 건물의 형태는 높이를 늘려놓은 그리스 신전을 연상케 하는데, 외부마감 또한 당시 흔히 쓰이던 금속과 유리가 아닌 화강암을 사용하여 건물의 컨셉을 부각시켜준다.

 

(4)21세기 젊은 작가들의 작은 건축에서 소개했다. 오스트라아 빈 현대미술관 광장을 저택 안뜰처럼 꾸며 빈의 명소로 자리 잡은 2002년 건축가 그룹 PPAG의 아이디어와, 2012년 선보인 거대한 별모양의 웬디프로젝트는 재활용 친환경개념을 끌어들여 가로, 세로, 높이 각 9m크기의 대형 설치물로 공기 중의 오염물질을 걸러내는 나노입자 나일론 원단으로 만든 설치물이다.

 

2011년 예향 광주의 새로운 명소가 된 광주 폴리’. 폴리는 원래 과거 유럽 정원에 장식용으로 지은 조형물이었는데 최근에는 문화 예술적 특성을 갖춘 도시재생용 건축물로 영역이 확장되었다. 낡고 늙은 구도심에 젊음의 활력을 보여주는 시도라 할 수 있다.

 

(5)해체주의와 맥이 통하는 공원으로 변신한 도살장.

스위스 건축가 베르나르 추미는 1993년 파리 북동쪽의 광활한 도살장을 멋진 공원으로 재탄생시켰다. 21세기 공원의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55만 평방미터에 이르는 광활한 부지를 점. . 면 세 가지 요소를 이용해 예전과 전혀 다른 형태의 공원으로 빚어내어 그림 같은 공원을 추구한 기존 방식에서 과감하게 벗어난 것이다. 이는 철학적으로 포스트모더니즘의 한 주제인 해체주의와 맥이 통하며, 관습처럼 되풀이 되는 기존 사회시스템에 대한 거대한 질문과 같다고 한다.

 

 

맺으며

이상으로 모더니즘 건축이론과 포스트모더니즘 건축이론 및 각각의 건축이론이 보이는 특징에 대해 몇 가지 사례를 들어 설명해 보았다. 건축양식은 계속 새로운 경향으로 발전될 것이지만, 예를 들어 지금 같은 코로나가 창궐하는 시대가 지나면 즉, 포스트코로나 이후에는 위생적 환경을 중시하는 건축물이 대세가 될지, 아니면 다른 형태의 건축물이 탄생할지 기대가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