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薄薄酒 뜨물 같은 술도

甘冥堂 2022. 10. 4. 16:56


술이 아무리 맛없어도 두 되 정도 마시고
베가 아무리 거칠어도 두 겹으로 껴입네.
좋고 나쁜 건 달라도 취하는 것과 따뜻한 건 다르지 않고
아내가 못생기고 사나워도 늙을 때까지 함께 사네.
벼슬하지 않은채 뜻을 구하고 의로움을 따르며,
궁문의 먼지와 북쪽 창문의 바람을 비교하려 하지 않네.
백 년 세월 길어 보여도 끝이 있게 마련인데,
부자로 죽는 게 가난하게 사는 것보다 못하다 할 수는 없지만
진주와 보옥을 그대의 죽은 몸 곁에 둔다면
천년을 멀쩡히 있다가 번숭(樊崇) 같은 도적을 만날 수도 있네
스스로 만족해하는 문장이란 못 읽고 못 듣는 이들을 속이는 것인데
누가 하루아침에 부귀하게 만들어주고 젊음을 지켜 주겠는가?
달인은 스스로 술의 공로가 무엇인지 아나니
세상 모든 시비와 고락은 원래 공(空)한 것이네.



맛없는 술(박박주·薄薄酒)其二 / 소식(蘇軾·1037∼1101)

薄薄酒, 飮兩鐘 (박박주, 음량종)
粗粗布, 著兩重 (조조포, 착양중)
美惡雖異醉暖同 (미악수이취난동)
醜妻惡妾壽乃公 (추처악첩수내공)
隱居求志義之從 (은거구지의지종)
本不計較東華塵土北窗風 (본불계교동화진토북창풍)
百年雖長要有終 (백년수장요유종)
富死未必輸生窮 (부사미필수생궁)
但恐珠玉留君容 (단공주옥유군용)
千載不朽遭樊崇 (천재불후조번숭)
文章自足欺盲聾 (문장자족기맹롱)
誰使一朝富貴面發紅 (수사일조부귀면발홍)
達人自達酒何功 (달인자달주하공)
世間是非憂樂本來空 (세간시비우락본래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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