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JP의 묘비명

甘冥堂 2018. 6. 24. 18:40

생전에 써 놓은 자신의 묘비명

 

思無邪

人生道理로 삼고

한평생 어기지 않았으며-

無恒産而無恒心

治國根本으로 삼아

國利民福國泰民安具現하기

위하여 獻身盡力 하였거늘-

晩年에 이르러

年九十而知八十九非라고 하며

數多한 물음에는

笑而不答하던 -

內助을 베풀어준 永世伴侶

함께 이곳에 누웠노라


"한 점 허물없는 생각을 평생 삶의 지표로 삼았으며,

나라 다스림 그 마음의 뿌리를 무항산이며 무항심에 박고 몸 바쳤거늘,

나이 90에 이르러 되돌아보니 제대로 이룬 것 없음에 절로 한숨 짓는데,

숱한 질문에 그저 웃음으로 대답하던 사람,

한 평생 반려자인 고마운 아내와 이곳에 누웠노라

 


思無邪(생각에 사악함이 없다) 공자가 시경 300편을 한마디로 요약한 말

無恒産而無恒心(생활이 안정되지 않으면 바른 마음을 가질 수 없다) 맹자의 가르침

年九十而知八十九非(아흔 살을 살았지만 지난 89년이 헛됨을 알았다). 이 구절은 공자가 이상형으로 꼽은 蘧伯玉이라는 사람의

年五十,而有四十九年非를 패러디한 말이다. 중국 고전인 「淮南子」에 보인다.

笑而不答(웃으며 답하지 않는다) 술과 달의 시인 이태백의 시구에 나온다.




 한국 정치사의 거물인 3김 중 하나.

영원한 2인자대통령 빼고 다 해 본 사내.

 

그는 192617일 충청남도 부여군에서 태어났으며, 호는 운정(雲庭)이다.

40년 이상 정치가로 활동하며 여러 정부에서 국무총리만 6년 반을 지냈다.

 

한고제에게는 소하, 장량이, 유비한테는 제갈량이, 조조에게는 순욱이, 태종에게는 하륜이, 세조에게는 한명회가 있다면

박정희에게는 김종필이 있었다.

이른바 삼김시대의 三金 중 한 명으로, 김대중이 2009, 김영삼이 2015년에 숨을 거두면서 유일한 생존자였으나,

어제, 2018623일에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3(92)

  


  

영욕의 역사.

그를 미워하는 사람도, 좋아하던 사람도. 이젠 어쩔 수 없다.

죽은자에게 훈장을 수여한들, 대통령이 조문을 가던말던, 그게 무슨 상관이랴.



그의 정치성향을 보여준 인물평 중에

노무현이 대통령으로서 재임하는 모습에 대해 아예 대위를 사단장에 임명시킨 꼴이라며 혹평한 적도 있었지만,

인간미가 있고, 순진한 모습이 남아있는 노 전 대통령에게 호기심과 흥미가 있었다고 한다.

 

20174월 이재오가 김종필을 예방했을 때와 5월 홍준표가 서울 청구동 자택으로 문안인사를 왔을 때

문재인에 대해서 인신공격적인 언행을 남겼는데

베라먹을 자식(빌어먹을 자식), 그깟놈은 대통령 될 자격도 없어라고 말하여

문재인에 대한 증오와 배척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기도 하였다.

북한 김정은을 방문하겠다는 등 진보적 정치성향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그러나,  

일세를 풍미하던 그도 세월 앞에서는 어쩔 수 없다.

JP여 안녕!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