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13일째. 24km
오늘 처음으로 브라질 친구들과 어깨를 나란이하여 숙소까지 왔다.
항상 시작은 같이하지만 뒤쳐져 한시간 정도 늦게 도착하곤 했는데,
그 사이 다리 힘이 좀 붙었나보다.
내일은 31.1km를 같이 가자는데, 내겐 좀 부담스럽다.
무릎도 고장난데다가 새끼발가락 발톱이 빠지려는데 어찌 할까 고민이다.
부르고스는 제법 큰 도시로
까미노 순례길 1/3쯤의 거점도시다.
이곳에서 다음 2/3 거점도시인 레용까지 건너뛰는 순례객들도 많다고 한다.
부르고스는 공원길이 특징인 것같다. 개울이라 해야하나 강이라해야 하나?
이런 물길을 따라 지루하리만치 공원길이 길게 이어진다.
이 길을 한참을 걸어서야 성당이 보였다.
스페인 3대 성당 중 하나라 했다.
성당 뒤 알베르게
그 앞의 카페.
여행객들이 머물기엔 최적이다.
알베르게에서 와이파이가 안 되어, 그 앞 카페를 이용한다.
팜프로나에서 헤어졌던 한국 여성들을 만났다. 그녀도 일행들과 흩어져 버스를 타고 혼자 왔다 한다.
내가 묵는 숙소에 한국인이 여러 명이다. 또래의 한국인도 있고, 이틀씩 묵는 사람도 있다.
이 여행도 이제 어려운 순간을 넘긴 것같다.
까마득하기만 했던 그 길을 큰 탈없이 버텨준 내 두 다리에게 미안하다. 그리고 고맙다. 남은 여정도 잘 이겨주길...
내일이면 헤어져야 할 브라질 친구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들은 총 31일 일정이고,
여기서부터 나는 34일 일정으로 조정을 했으니 앞으로는 만나기 어려울 것이다.
그들은 계속 함께 가자고 하는데,
보통 25 ~30km 이상을 걸어야 하는 여정을 감당할 수 있으려나?
아무튼 서운하다.
비록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멀리서도 나만 보면 '꼬레아'하며 반겨줬는데...
친구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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