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토끼.
우리말의 어러움이다.
살아있는 토끼인지
집에서 기르는 게 아닌, 산에 사는 토끼인지
구별이 안 된다.
이웃집에서 토끼 한 마리를 주었다.
"겨울철 몸보신에 토끼처럼 좋은 게 없오"
아니, 살아있는 토끼를 어떻게 하라고?
동생에게 전화하니, No thanks.
한의사 친구도 No.
또 다른 친구도 싫다고 한다.
문교과 학우에게
"토끼 고기 좋아하면 가져가라"전화하니
늦은 밤 퇴근길에 들렸다.
순간, 깨달았다.
아, 산 토끼라는 말을 빼고,
그냥 토끼라고만 했음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었다.
"아니, 살아있는 걸 어떻게?"
이미 때는 늦었으니 어쩌랴?
산야초 박사는 아마 할 수 있을지도 몰라.
예상은 적중했다.
"그런 정도야 뭐 간단하지."
이리하여 이틀 뒤,
예정에도 없는 토끼 모임이 만들어졌다.
그게 그냥 산토끼였다면
그대로 산에 풀어주었을 걸,
띄어쓰기를 하는 바람에
시식 모임의 빌미를 만들었으니
우리말도 상당히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실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