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산 토끼

甘冥堂 2020. 12. 1. 07:19

산 토끼
산토끼.

우리말의 어러움이다.
살아있는 토끼인지
집에서 기르는 게 아닌, 산에 사는 토끼인지
구별이 안 된다.

이웃집에서 토끼 한 마리를 주었다.
"겨울철 몸보신에 토끼처럼 좋은 게 없오"
아니, 살아있는 토끼를 어떻게 하라고?

동생에게 전화하니, No thanks.
한의사 친구도 No.
또 다른 친구도 싫다고 한다.

문교과 학우에게
"토끼 고기 좋아하면 가져가라"전화하니
늦은 밤 퇴근길에 들렸다.

순간, 깨달았다.
아, 산 토끼라는 말을 빼고,
그냥 토끼라고만 했음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었다.
"아니, 살아있는 걸 어떻게?"

이미 때는 늦었으니 어쩌랴?
산야초 박사는 아마 할 수 있을지도 몰라.
예상은 적중했다.
"그런 정도야 뭐 간단하지."

이리하여 이틀 뒤,
예정에도 없는 토끼 모임이 만들어졌다.

그게 그냥 산토끼였다면
그대로 산에 풀어주었을 걸,
띄어쓰기를 하는 바람에
시식 모임의 빌미를 만들었으니
우리말도 상당히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실감한다.

'세상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그네 인생  (0) 2020.12.04
흐르는 강물처럼  (0) 2020.12.04
걷기 치유  (0) 2020.11.30
필요한 만큼만 일하라  (0) 2020.11.28
기억력  (0) 2020.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