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사진. 먹는 얘기

바람누리길

甘冥堂 2022. 10. 6. 17:15

오랜만에 덕수천 길을 걸었다.
한 여름엔 더워서 걷기운동을 하지 않았는데,

어제 후배로부터 11월 중순에 마라톤 대회에 나가자는 제의를 받았으니 운동을 아니할 수 없다.
기껏 10km 단축 마라톤임에도 준비는 열심히 해야지.


창릉천 중류의 옛 이름은 덕수천이었다.
고려시대의 학자이며 문인인 牧隱 李穡(목은 이색) 선생이
이곳에서 지은 시가 지금까지 전해온다.

제목: 高陽 德水院에서

성문을 나기 전부터 비가 동이로 쏟더니,
성문을 나서니 경위를 분간하기 어렵다.
(涇渭 :경수는 흐리고 위수는 맑음. 즉 사물의 청탁을 이른다)

예전에는 흥이 나면 우중(雨中)에도 절간을 찾았는데,
오늘은 시름 깊어 여관에서 빗소리만 듣는다.

벽을 사이한 빠른 우레는 샘에 돌이 떨어지고
처마에 가득한 찬 기운 나무 위에 구름이 핀다.

남북으로 잦은 나그네 길 꺼리지 않는 건,
반쯤은 나의 어버이, 반은 임금을 위해서 라네.

[출처] 신증동국여지승람11권–경기(京畿) : 고양군(高陽郡)


위의 자료와 다소 해석의 차이가 있지만, 대강의 뜻은 통한다.


고양시에서는 이 길의 이름을 '바람누리길'이라 지었다.

북한산에서 행주산성까지 창릉천을 따라 이어지는 둘레길이다.

지난번 폭우로 일부 길이 파이고 다리가 끊어졌지만 걷는 데는 별 지장 없다.

전엔 이 길을 틈나는대로 걸었는데...
앞으로 자주 걷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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