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조용필의 신곡 '찰나'와 '세렝게티처럼'

甘冥堂 2022. 11. 19. 17:09

조용필(72)의 신곡 '찰나'와 '세렝게티처럼'이 18일 오후 6시 베일을 벗자
가요계 안팎에서는 '역시 가왕' 이라는 찬사가 터져 나왔다.

19집 '헬로'(Hello) 이후 더욱 젊어지고 과감해진 음악을 들고 나오면서
9년 전 '바운스'(Bounce) 열풍이 또다시 재현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가왕'의 선택은 세련된 팝 록
'찰나'와 '세렝게티처럼' 두 신곡은 모두 세련된 팝 록 장르다.
'찰나'는 '너'로 인해 '나'의 마음이 미묘하게 변하는 운명적인 순간을 그려냈다.
가왕, 혹은 조용필이라는 이름 석 자가 주는 무게감을 벗어던지고 신나고 유쾌한
4분 7초짜리 록 음악을 내보였다.

'재미없기로 소문났었던 내가 / 썰렁한 말에 / 실없이 웃고 많이 들뜨네'라는 대목에서는
선글라스를 쓴 채 혼신을 다해 음악에 집중하는 평소 조용필의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청자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그는 후렴구 직전 '반짝이는 너 흐트러진 나 / 환상적인 흐름이야'라고
멜로디랩도 구사해 노래의 집중도를 배가시켰다.

'세렝게티처럼'은 조용필이 1999년 탄자니아 정부 초청으로
세렝게티를 찾은 경험을 토대로 만든 노래다.
끝없이 펼쳐진 압도적인 평원에서 그가 느꼈을 경이로움이 고스란히 전해져 온다.

조용필은 '세렝게티처럼 넓은 세상에 / 꿈을 던지고 / 그곳을 향해 뛰어가 보는 거야'라고
평원처럼 마음을 크게 먹고 꿈을 잊지 말라며 청자를 다독인다.

'찰나'가 세밀화처럼 마음의 변화를 섬세하게 묘사했다면,
'세렝게티처럼'은 풀샷 대자연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으로 신선한 대조를 이뤘다.


◇ 가요계 "여전히 타격감 있는 음악…뉴진스 듣는 1020세대도 좋아할 것"

조용필의 신곡이 공개되자 음악 평론가들은 하나 같이 입을 모아 '트렌디함'에 주목했다.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는
"신곡은 마치 청년 로커의 포효처럼 강력한 펀치를 휘두른다"며
"록 사운드와 가사 모두가 조용필 그 자신의 세대가 아니라
록에 반응하는 젊은 세대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진정한 영(Young) 사운드"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70대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목소리도 젊고 단단하다"며
"경이의 보컬"이라고 극찬했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두 곡 모두 굉장히 트렌디하다"며
"'찰나'는 귀에 착 감기는 부분도 있고 후렴구도 신선해서 젊은 세대도 즐기기 좋은 곡이다.
티저부터 심상치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두 곡 다 외국 작곡가가 썼는데 지금 음악의 감각과도 잘 어울리고,
조용필도 너무 잘 불렀다"며 "사실 '바운스'와 '헬로'는 이미 9년 전이라
지금의 10·20대는 당시의 열풍을 잘 모를 수 있는데,
'찰나'는 뉴진스의 음악을 듣는 젊은 친구들에게도 다가갈 수 있는 좋은 노래"라고 덧붙였다.



* 찰나

우리가 처음 마주친 순간
내게 들어온 떨림
그때는 뭔지 나는 몰랐어
햇살이 붉게 물드는 창밖
저녁노을의 끝에
자꾸만 걸려 너의 얼굴이
반짝이는 너 흐트러진 나
환상적인 흐름이야
어쩐지
워어! 느낌이 달라
워어! 눈뜨는 아침이
워어! 이렇게 빛나
생각해 생각해 생각해 봐도
우리 마주치던 순간에 와~
나는 분명하게 기억해 워어!
결정적인 찰나
후우우우~~ 후우우우~~ 후우~
반짝이던 찰나
후우우우~~ 후우우우~~ 후우~
재미없기로 소문났었던 내가
썰렁한 말에
실없이 웃고 많이 들뜨네
봐봐 모두들 멋쩍은 눈빛
나조차 적응이 안 돼
사람의 일은 알다 모르지
반짝이는 너 흐트러진 나
환상적인 흐름이야
어쩐지
워어! 느낌이 달라
워어! 낯설은 세상이
워어! 너 혼자 몰라
생각해 생각해 생각해 봐도
우리 마주치던 순간에 와~
나는 분명하게 기억해 워어!
결정적인 찰나
후우우우~~ 후우우우~~ 후우~
반짝이던 찰나
후우우우~~ 후우우우~~ 후우~
할 말이 끊기고 가까워질 때면
농담이나 툭툭
화제를 돌리고 돌리며
할 얘기가 넘치는 척
여유 부리는 척
너의 집 근처에 가까워질 때면
다른 길로 빙빙
핸들을 돌리고 돌리며
길눈이 좀 어두운 척
괜히 헤매는 척
반짝이는 너 흐트러진 나
환상적인 흐름이야
어쩐지
느낌이 달라
묘했던 기분을
이제는 알아
허튼 마음 같은 건 먹지 못해 난
우리 마주치던 순간에 와~
나는 분명하게 기억해 워어!
결정적인 찰나
후우우우~~ 후우우우~~ 후우~
반짝이던 찰나
후우우우~~ 후우우우~~ 후우~
그렇게 빤히 날 바라다볼 때면
머릿속이 윙윙
진정해 침착해 침착해
지금 나는 어지러워
너무 어지러워.



* 세렝게티처럼

거침없이 푸른 하늘
고개 들어 달려가
멈춤 없이 흐른 물을
온몸으로 부딪혀
우린 모두 기억하지
맨 처음의 그 용기를
세상으로 내던져진
우렁찼던 생명을
오!
빌딩들 사이로 좁아진 시선을
더 넓은 곳에 놔두고
사람들 틈으로 구겨진 어깨를
두려움이 없이 열어봐
여기 펼쳐진
세렝게티처럼 넓은 세상에
꿈을 던지고 예~
그곳을 향해서 뛰어가 보는 거야
드넓은 초원 위에 서서
비바람에도 버티는
뿌리내린 나무처럼
온몸으로 버텼어
오!
늘 같은 생각에 갇혀선 안 되지
그럴 땐 힘차게 일어서
낯익은 거리를 처음인 것처럼
새로운 눈으로 돌아봐
여기 펼쳐진
세렝게티처럼 넓은 세상에
꿈을 던지고 예~
그곳을 향해서 뛰어가 보는 거야
워어우 워어우~ 다시,
워어우 워어우 음~ Hey,
워어우 워어우~ 다시,
워어우 워어우 음~
아름다운 모든 소리 들리지
이 땅이 들려주는 이야기
이렇게 펼쳐진
세렝게티처럼 넓은 세상을
우린 눈앞에 조그만 것들로
가끔 잊어버릴지 몰라
맨 처음의 꿈을
그 맨 처음의 우릴
맨 처음의 꿈을
다시 한 번 기억해야 돼

 

'음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인은 그렇게 오래 살지 않아요.  (0) 2023.01.02
희망가  (0) 2022.11.20
친구라도 될 걸 그랬어  (0) 2022.08.29
바람의 빛깔  (0) 2022.07.10
고래의 꿈 / 이경민  (0) 2022.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