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어르신의 짧은 시

甘冥堂 2024. 4. 28. 08:49

★제1회 '어르신의 재치와 유머'
짧은 시 공모전 수상 작품집 (2024)
  
* 60세부터 98세까지 전국 각지에서 투고된
5,800여 편의 응모작 중에서 엄선
  
<대상>  
★동행   - 성백광  

아내의 닳은 손등을
오긋이 쥐고 걸었다

옛날엔 캠퍼스 커플
지금은 복지관 커플
 

<최우수상>  
★봄날   - 김행선

죽음의 길은
멀고도 가깝다
어머니보다 오래 살아야 하는 나를 돌아본다
아! 살아 있다는 것이 봄날
 

<우수상>
★봄맞이   - 김남희

이제는 여자도 아니라 말하면서도
봄이 되면 빛고운
새 립스틱 하나 사 들고
거울 앞에서 가슴 설레네  
 

★로맨스 그레이   - 정인숙

복지관 댄스 교실
짝궁 손 터치에 발그레 홍당무꽃
 

★절친   - 이상훈

잘 노는 친구
잘 베푸는 친구
다 좋지만
이제는 살아 있어 주는 사람이 최고구나
 

★퇴행성   - 문혜영

근육통으로
병원에 갔다
퇴행성이라
약이 없단다
관절염으로
병원에 갔다
퇴행성이라
약이 없단다
마음이 아프다
퇴행성이라
약이 없겠지  
 

★커피 주문  - 박태칠

아이스 아메리카노
따뜻한 거 한잔 

 
★잃은 안경  - 천봉근 

할배가 안경을 찾아서
여기저기 돌고 있는데
네 살 손녀가 찾아 주었다
할배 손에 있다고
 

★아리송해   - 손동호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
아리송한 치매약
 

★임플란트  - 조정명

손주 보러 서울 간다는
할머니 환한 얼굴에
금빛 꽃나무 한 그루 숨어 있다
 

★남의 편   - 이승영

누가 나 보고
너그러운 분이라 하네
아내가 들으면 댁이 살아봤느냐 하겠지


...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어르신들의 시를 응모받아 책으로 엮었다.

일본 노인들의 川柳(센류)>
川柳는 일본의 정형시  중 하나로
5-7-5의 총 17개 음으로 된 짧은 시다.
주로  풍자나  익살이 특징이다.

일본 노인들을 대상으로 응모한 센류 당선작.

1.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

이런 종류의 시들로 노인의 정서를 대신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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