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내외의 권유에 못 이기는 체 따라 나섰다.
아들 직장에서 구한 설악산 숙소를 향해 새벽부터 서둘렀다.
며늘애의 좋아하는 모습에 덩달아 기분이 좋았다.
설악산 -외설악 C-지구 어느 모텔- 아들이 다니는 회사가 빌려
하기 휴양지로 사용중이었다.
숙소앞 뚝을 손주를 안고 걸리고.. 하며 생각한다.
30여년전 내가 부모님 모시고 애기 둘 데리고 와 머물던 곳에
오늘 내가 다시왔구나.
그때 어머니는 차멀미에 내가 끓여드린 라면도 못드시고
누워 계셨지.
설악산 비선대, 흔들 바위도 다녀 오셨고..
낙산 해수욕장에서 조그만 양산을 쓰고 앉아 계시며
다 큰 자식 물놀이 하는 것을 웃으며 보고 계시고..
-나중에, 낙산사 밑에 전복죽이 얼마나 맛있었는지..
그땐 그런 것도 못 사 드렸지.
어머니 아버지는 먼 하늘 나라에 가시고
그때 그 애기가 다 자라 나를 모시고(?) 함께 다시 이곳을 오다니..
고향의 밭길 뚝길 산소 가는 길을 걸을때도
이 길을
우리 할아버지,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도 걸었을 이 길을
나도 따라 걷고 있구나 생각하곤 했는데
오늘 새삼스레 휴가 길에서 옛날 생각이 나다니
내가 벌써 늙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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