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잠에서 깨어 허벅지를 만져보다 깜짝 놀랐다.
살이 빠져 가늘어진 데다가 말랑말랑하기가 곶감보다 더했다.
"아니 이럴 수가!"
작년까지만해도 단단하여 은근히 걷기에 자신감이 있었는데
불과 1년만에 이렇게 변하다니 너무 어이가 없다.
이것도 코로나 탓으로 돌려야 하나?
삼국지에 나오는 장면이 불현듯 생각난다.
유비가 허벅지에 살이 오른 것을 보고
자기의 뜻을 펴지 못하고 허송세월 하는 것을 한탄하는 장면이다.
後漢 말 유비(劉備)는 황건적(黃巾賊)의 난을 평정하고,
조조(曹操)와 협력하여 여포(呂布)를 하비에서 격파하고
그 후 헌제(獻帝)에게 부름을 받아 좌장군(左將軍)에 임명되었으나
조조의 휘하에 있는 것이 싫어 고사(固辭)하고
형주(荊州)에 사는 유표(劉表)에게 의지했다.
어느 날 유표에게 초대받았을 때
변소에 갔다가 넓적다리에 살이 많이 붙은 것을 보고 놀랐다.
자리로 돌아온 유표가 그의 눈물을 보고 까닭을 묻자, 유비가 말하기를
“항상 몸이 안장에서 떨어지지 않아 넓적다리에 살이 모두 없었는데
지금은 다시 말을 탈 수 없으니 넓적다리 속으로 살이 생기고
세월은 흐르는 물과 같아서 늙음이 이르는데도
공업을 세우지 못하였으니 이것이 슬플 뿐입니다.
”備曰 常時身不離鞍하여 脾肉皆消한대
今不復騎하니 脾裏肉生하고
日月이 如流하여 老將至한대
功業不建하니 是以悲耳니라." (三國志, 蜀志)
** 鞍(안장 안) 消(없앨 소) 騎(騎(말 탈 기) 裏(속 리) 業(일 업) 建(세울 건) 悲(슬플 비)
// 성공하지 못하고 한갓 세월만 보냄에 대한 탄식. <<출전>>三國志' 蜀志
유비의 큰 뜻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아직 할 일도 많은데
벌써부터 허벅지가 말라 흐느적거린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감히 성공이라는 것 하고는 거리가 멀지만
그렇더라도 한갓되이 세월만 허송하고 있으니 한심하다.
세월은 흐르는 물과 같이 흘러 늙음에 이르렀는데도
공업은 커녕 가업도 세우지 못하였으니 이것이 슬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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