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상께 올리는 차례상.
주과포,
홍동백서, 어동육서, 조율리시...
어느 글을 보니
차례상에
라면과 김치만 올렸다.
고인께서 평소에 즐겨드신 음식이
라면에 김치였으니
그거면 충분하다는 것이었다.
웃고 말았지만
아예 차례를 올리지 않는 것보다는
백 배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아들에게 일렀다.
이 다음 내 젯상에는 내 좋아하는
'보신탕' 한그릇이면 된다.
누나한테 한 소리 들었다.
그게 아들한테 할 소리냐고.
그래서 그런지 모르지만
요즘은 보신탕 가게도 없어지고,
아예 먹지도 않는다.
오늘도 마누라는 설 음식 준비에 바쁜데
그에 대고 쓸데없는 소리를 해 쌓는다.
"이 다음 내 차례상엔 닭 백숙 하나면 돼."
"녜, 알았어요."
사뭇 비꼬는 투다.
"주는대로 받아! 이 주책아."
설 명절도
아무 의미가 없다.
5명 이상은 만나지도 못하게 하니
차례도 안 지내기로 했다.
아들도 못 오게 했으니,
명절은 무슨 놈의 명절이냐?
지난 추석에도 그냥 지나쳤는데
이러다가 명절도 다 없어지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험한 세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