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돐 잔치를 한 것 같은데
벌써 중학생이 되다니.
그런데도
할머니 할아버지 틈을 파고들며 잠을 자는
손주를 보며 세월의 빠름을 실감한다.
문득
그 옛날 만주벌판에서 마적질 할 때
눈내린 광야를 내달리던 시절을 몽상한다.
그 어린 것 - 지금의 마누라를
말구유에 담아 양털가죽으로 싸안고
천지를 휘저으며 마적질을 했었지.
말젖 소젖을 먹이고
이 마을 저 벌판을 찾아다니며
젊은 여인의 젖을 얻어 먹여가며 길렀지.
그렇게 갖은 고생을 하며 기른 그 어린 것이
이제 나이들어 늙었다고
하늘 같은 장부와 맞먹으려 하네 그려.
아, 세월 참 빠르도다.
주름진 마누라를 힐끗힐끗 바라보며
꿈같은 인생무상을 읊으니,
"같은 날 같은 时에 어른이 됐는데
무슨 쓸데없는 헛소리?"
이젠 우습지도 않다는 듯 콧방귀를 날린다.
아, 만주에서 마적질 할 때가 좋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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