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거이는 시를 지을 때마다 한 사람의 노파라도 그것을 이해하도록 하였다.
"이해 하시겠어요?" 물어보아
"이해하겠습니다" 하면 그것을 기록하고,
"이해 못하겠습니다"하면 다시 그것을 쉽게 고쳤다.
白樂天每作詩 백거이는 시를 지을 때마다
令一老嫗解之 한 사람의 노파라도 그것을 이해하도록 하였다.
問曰解否? "이해 하시겠어요?" 물어보아
曰解卽錄之. "이해하겠습니다" 하면 그것을 기록하고,
不解卽復易之."이해 못하겠습니다"하면
다시 그것을 쉽게 고쳤다.
<甌北詩話>
읽어도 이해할 수 없는 글을 쓴다.
무슨 의미인지 자신만 알 뿐이다.
누구를 위한 글인가?
남의 글 베끼기, 페러디, 어려운 한문, 한시, 턱없이 광범위한 주제...
썼다가 지우기를 여러번.
그래도 마음에 안 들면 그대로 두었다가 몇 달 후 고치거나 아예 지워버린다.
중국 당송8대가인 구양수(歐陽修)가 위문삼다(爲文三多)란 글에서
다문(多聞), 다독(多讀), 다상량(多商量)을
글을 잘 짓는 비결로 제시했다.
많이 듣고,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라.
이 중 한가지도 제대로 익힌 것이 없다.
그러니 무슨 글을 제대로 쓰겠는가?
더구나 남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글을 어찌 쓸 수가 있겠는가?
욕심이다.
책을 만들어 동생에게 선물했다.
두어 달이 지난 후 동생이 말했다.
"솔직이 너무 어려워 끝까지 다 못 읽었어요."
젊어서 공부도 잘했고 머리도 좋은 동생이 그런 말을 하다니...
뭐가 잘못되도 크게 잘못된 것이다.
그러니 그 책을 어디에 쓰겠는가?
주위에 나누어 줘봐야 '찌개냄비' 받침으로밖에 쓰일 데가 없을 것이다.
백거이 시인의 가르침을 새겨들어야 한다.
'한 사람의 노파라도'
내 글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쉽고 단순하게 써야지...
암, 그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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