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安得廣廈千萬間,大庇天下寒士俱歡顏。
어찌하면 넓은 집 천만 간을 마련하여
천하의 빈한한 선비들 가려주어 함께 기쁜 얼굴 갖게 할까?
茅屋爲秋風所破歌 (모옥위추풍소파가)-杜甫(두보)
초가집이 가을바람에 부서지다
八月秋高風怒號 (팔월추고풍노호) : 팔월 한가을에 바람이 성난 듯 울부짖더니
卷我屋上三重茅 (권아옥상삼중모) : 우리 집 지붕 위에 세 겹 이엉을 말아 올렸다.
茅飛渡江灑江郊 (모비도강쇄강교) : 이엉은 강 건너로 날아가 강가에 뿌려지니
高者挂罥長林稍 (고자괘견장림초) : 위로 날아간 것은 나무 가지 끝에 걸리고
下者飄轉沈塘坳 (하자표전침당요) : 아래로 날아간 것은 빙글빙글 돌면서 웅덩이로 가라앉았네.
南村群童欺我老無力 (남촌군동기아노무력) : 남촌의 아이들 내가 늙어 힘없음을 업신여기고,
忍能對面爲盜賊 (인능대면위도적) : 뻔뻔스레 눈앞에서 도둑질하고
公然抱茅入竹去 (공연포모입죽거) : 공공연히 이엉을 안고 대숲으로 사라진다.
脣焦口燥呼不得 (순초구조호부득) : 입술은 타고 입은 말라 소리도 못치고
歸來倚仗自歎息 (귀래의장자탄식) : 돌아와 지팡이에 몸을 기대고 스스로를 한탄한다네.
俄頃風定雲墨色 (아경풍정운묵색) : 이내 바람 멎고 먹구름 일어나
秋天漠漠向昏黑 (추천막막향혼흑) : 가을 하늘 아득히 해 저물어 어두워지는데,
布衾多年冷似鐵 (포금다년냉사철) : 베 이불 여러 해 되어 차갑기 쇠와 같고,
嬌兒惡臥踏裏裂 (교아악와답리렬) : 개구쟁이 아이들 잠버릇 나빠 발길질에 찢어져 있네.
牀頭屋漏無乾處 (상두옥루무건처) : 지붕 새어 침상에 마른 곳 하나 없고
雨脚如痲未斷絶 (우각여마미단절) : 삼대 같은 빗발은 그치지 않고 있네.
自經喪亂少睡眠 (자경상란소수면) : 난리를 겪은 이래 잠마저 줄어
長夜沾濕何由徹 (장야첨습하유철) : 젖어 축축한 긴 밤을 어떻게 지샐고?
安得廣廈千萬間 (안득광하천만간) : 어찌하면 넓은 집 천만 간을 마련하여
大庇天下寒士俱歡顔 (대비천하한사구환안) : 천하의 빈한한 선비들 가려주어 함께 기쁜 얼굴 갖게 할까?
風雨不動安如山 (풍우부동안여산) : 비바람 몰아쳐도 끄떡없이 산처럼 편안하리라.
嗚呼何時眼前突兀見此屋 (오호하시안전돌올견차옥) : 아아, 어느 때 눈앞에 우뚝한 이런 집이 나타날까?
吾廬獨破受凍死亦足 (오려독파수동사역족) : 내 집만이 부서지고 내가 얼어 죽어도 나는 족 하리라.
해설
이 시는 건원2년(759) 두보가 성도의 浣花溪가에 浣花草堂을 짓고 살았었는데, 그때의 경험을 노래한 것이다.
灑江郊(쇄강교): 강가 들판에 뿌려지다. 挂罥(괘견): 걸리다. 稍(소): 나무가지 끝. 飄轉(표전): 바람에 날리며 빙빙 도는 것.
塘坳(당요): 웅덩이와 움푹한 곳. 欺(기): 속이다. 업신여기다. 忍(인): 차마. 뻔뻔스럽게. 脣焦(순초): 입술이 타다.
俄頃(아경): 조금 있다가. 얼마 안 되어. 向昏黑: 저녁이 가까워지며 어두워지다. 布衾: 면이나 마포로 만든 이불.
嬌兒(교아): 버릇없는 아이들. 雨脚如痲(우각여마): 빗발이 삼대 같다. 喪亂(상란): 난리. 안록산의 난을 가리킴. 徹(철): 밤을 새다. 지새다.
廣廈(광하): 넓은 집. 大庇(대비): 크게 가리다. 모두를 가려주다. 突兀(돌올): 우뚝이 솟은 모양. 하늘위로 솟은 모양.
사천성 成都 杜甫草堂 벽면에 이 시가 걸려있다.
중국 시진핑도 신년사에 이 구절을 인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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