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詩로 쓴 自己紹介書

甘冥堂 2024. 9. 2. 16:22

高麗 睿宗 때 鄭襲明(?~1151)은 奇異한 재주와 넓은 度量을 지녔지만 世上이 알아주지 않으므로
<패랭이꽃石竹花>이란 作品을 지어 自身의 心境을 寄託하였다.

世愛牡丹紅 (세애모란홍) 世上 사람 牡丹을 사랑하여서
栽培滿園中 (재배만원중) 동산에 가득히 심어 기르네.
誰知荒草野 (수지황초야) 뉘 알리 荒凉한 들판 위에도
亦有好花叢 (역유호화총) 또한 좋은 꽃떨기 피어 있음을.
色透村塘月 (색투촌당월) 빛깔은 시골 방죽 달빛 스민 듯
香傳隴樹風 (향전롱수풍) 언덕 나무 바람결에 香氣 풍기네
地偏公子少 (지편공자소) 땅이 후져 公子님네 오지를 않아
嬌態屬田翁 (교태속전옹) 고운 姿態 農夫의 차지 된다네.


世上 사람들은 너나 없이 牡丹을 사랑한다.
牡丹은 富貴를 象徵하는 꽃이다.
牡丹을 아끼는 것은 꽃이 아니라 富貴를 사랑함이다.
붉고 濃艶한 姿態, 동산 가득 待接을 받으며 豪奢롭게 피어난 牡丹.
부러울 것이 없는 堂堂한 모습이다.

그러나 荒凉한 들판 가운데에도 못지않게 어여쁜 꽃떨기가 있는 줄은 아무도 모른다.
패랭이꽃!

달빛이 밴 듯한 고운 빛깔, 언덕 너머 바람은 그 隱隱한 香氣를 불어간다.
눈길 주는 이 하나 없는 荒凉한 벌판에서 바람에 혼자 하늘대는 패랭이꽃.
이 고운 姿態를 보기만 하면 公子님네도 다투어 제 동산 가운데 심어놓자 하련만,
이 荒凉한 벌판을 그들이 왜 찾겠는가. 꽃은 바람에 흔들리며 길 가는 農夫의 無心한 눈길에 答할 뿐이다.

(漢詩 美學散策
詩는 그 사람이다 ㅡ 氣象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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