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개성과 주체성이 가족의 폭력과 사회적 통념에 의해 차단돼
미적 광기로 표출되는 어둡고 처연한 언어공간에 세계인은 전율했다.
고통은 인류사회를 관통하는 전류다.
(송호근의 세사필담)
그건 소위 문학가라는 사람들의 평가이지,
일반인들이 읽는 느낌과는 사뭇 다르다.
한 여인이 꿈속에서,
"~피가 뚝뚝 떨어지는 생고기 창고를 헤치고 나아갔다.
손과 입에 피가 묻었고, 그 헛간에서 떨어진 고깃덩어리를 주어먹으면서 날고기를 문질러 잇몸과 입천장에 붉은 피를 발랐다."
이런 꿈을 꾸고 난 후, 앞으로는 절대 고기를 먹지 않겠는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소위 채식주의자가 되겠다는 결심이다.
그 결정은
본인 자신은 물론 남편. 친정아버지 어머니. 친언니 가정에 이르기까지 모두에게 끔찍한 결과를 가져왔다.
이 책은 채식주의자가 되겠다는 아집에 사로잡힌 끝에
정신병자가 되어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세 부분으로 나누어 써 내려간 작품이다.
그 과정에서 에피소드 같은 형부와의 불륜.
소위 예술을 한답시고 온몸에 물감을 칠하고 격렬한 성행위를 하는 장면이
이 여인의 미친 행동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는 정신병동에서의 식사거절. 발가벗고 물구나무서기 등 특이한 행동 끝에 피를 토하는 장면.
그리고 죽음에 이르러 언니의 도움으로 다른 큰 병원으로 이송되는 장면까지가 이 책의 끝머리다.
이 순간까지 그녀의 정신은 멀쩡한 것 같았다.
혹자는 이 여인의 행위를 '미적 광기'라 포장하지만 내겐 그저
정신병자같은 그녀의 행동이 과연 미치지도 않은 상태에서 가능할까 의심이 간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이어서 특별한 무언가가 있을 것 같지만
내게는 그저 우울하고 기분 나쁜 분위기만 제공했을 뿐이다.
사람마다 느끼는 바가 다를 것이므로
여기서는 오직 나의 느낌만 피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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