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陽‘ 운의 사(詞) <강성자(江城子) 을묘년 1월20일 야기몽(乙卯正月二十日夜記夢)>은
송나라 최고의 예술인 동파(東坡) 소식(蘇軾 1036~1101)의 작품으로,
총16구(句) 쌍조(雙調) 70자(字)이다.
부제에 ’을묘년(1075년) 1월 20일 밤에 (죽은 아내의) 꿈을 기록하다
(乙卯正月二十日夜記夢)‘라고 적어 놓았다.
소동파는 1054년 18살 나이에 옆마을 16살 왕불(王弗 1039~1065)을 아내로 맞이하지만
10년을 막 넘기고 사별한다.
진사(進士)댁 딸이라 글에 막힘이 없었고 인물 또한 출중하였다.
마음씨도 어질어 현모양처의 표본이 될 만 했다.
하지만 1065년, 왕불은 남편과 6살 난 어린 자식을 남기고
27세의 꽃다운 나이로 눈을 감았다.
이로부터 10년이 지난 후인 1075년에 죽은 아내의 꿈을 꾸고 이 글을 짓는다.
소동파는 결혼한 지 10년이 지났건만 관직 생활로 객지생활을 했기 때문에
아내와 함께 한 시간은 겨우 4년 밖에 되지 않았다.
아내 왕불을 잃은 이듬해 아버지 소순(蘇洵)마저 세상을 뜨자
소동파는 관직을 사임하고 고향 땅에 잠든 아내의 무덤가에
무려 3만 그루의 소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내용을 보면
‘그대와 사별한지 10년,
생각을 말자 해도 잊을 수가 없다.
그대는 천리 떨어진 무덤에 있으니 처량함을 풀어볼 곳이 없다.
설령 나를 다시 만난다 해도 알아보지 못하리라.
머리는 희고 세파에 주름진 얼굴이라.
지난밤 흐릿한 꿈속에서 고향으로 돌아갔는데,
마침 창가에서 아내가 머리를 빗고 단장하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서로가 말없이 마주 보고 하염없이 눈물만 흘렀다.
달빛 환한 키 작은 소나무 언덕에는 언제나 잊지 못할 그대가 누워 있다.’
강성자[江城子] / 소식(蘇軾 1037~1101)
十年生死兩茫茫 그대 떠난 지 10년 아득도 해라
不思量 생각을 말자 해도
自難忘 잊을 수가 없네.
千里孤墳 천 리 밖 외로운 그대 무덤,
無處話凄凉 내 처량한 심사 호소할 길 없구나.
縱使相逢應不識 혹여 우리 만난대도 알아보지 못하리.
塵滿面 얼굴은 세속의 때에 절고
鬢如霜 귀밑머리엔 서리 내렸다.
夜來幽夢忽還鄉 밤 되어 꿈속에서 문득 고향에 돌아오니
小軒窗 작은 창가에서
正梳妝 치장하고 있던 당신.
相顧無言 말 없이 서로 보며
惟有淚千行 그저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네.
料得年年腸斷處 헤아려 보면 해마다 애간장 태웠을 그 곳.
明月夜 달 밝은 밤,
短松岡 (그대 누운) 키 작은 소나무 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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