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학철부어(涸轍鮒魚)

甘冥堂 2025. 1. 18. 11:15

수레바퀴 웅덩이에 붕어

중국 전국시대 송나라의 사상가 장자(莊子)가 생활이 궁핍해지자
위나라 군주 감하후(위문후)를 찾아가
경제적인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그러자 감하후는 '얼마 후 봉토에서 수확물이 올라오면 금 삼백을 빌려주겠소'라고 했습니다.

당장 생활이 급한 처지의 장자가 굳은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어제 길을 가는데 누가 다급한 목소리로
저를 부르기에 주위를 살펴보니 수레바퀴가 지나가 움푹 팬 자리에
빗물이 고여서 생긴 아주 작은 웅덩이에
붕어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그 붕어가 자기 신세가 다급하니 물 한 바가지만 떠 달라고 통사정하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이 안쓰러워 붕어에게 며칠만 기다리면 내가 강물을 끌어다 주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붕어가 크게 화를 내며
지금 목을 축일 물 한 되만 있으면 되는데 나중에 많은 물이 무슨 소용이냐면서 차라리 나를 건어물 전에서 찾으라고 소리쳤습니다.

학철부어(涸轍鮒魚)
수레바퀴 자국에 괸 물 안에 놓인 붕어라는 뜻으로
매우 곤궁한 처지에 다다른 사람을 뜻합니다.

너무 힘들고 괴롭고 당장 쓰러질 것 같은
사람에게,
때로는 큰 도움보다는 나의 작은 미소가, 나의 작은 손길이,
나의 작은 마음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착한 일은 작다 해서 아니하지 말고,
악한 일은 작다 해도 하지 말라.
– 명심보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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