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6/01 3

老人考

노인고(老人考) 우리가 늙어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보여주는 것 같아 나 자신을 한 번 뒤돌아 보게 합니다. 이를 ‘노인고(老人考)’라 이름 붙이고 우리의 나머지 인생이 그리 초라하지 않게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면 좋을 것 같아 옮겨 봅니다. 노인이 되어봐야 노인 세계를 확연히 볼 수 있습니다. 노인들의 삶도 가지가지입니다. 노선(老仙)이 있는가 하면, 노학(老鶴)이 있고, 노동(老童)이 있는가 하면, 노옹(老翁)이 있고, 노광(老狂)이 있는가 하면, 노고(老孤)가 있고, 노궁(老窮)이 있는가 하면, 노추(老醜)도 있습니다. 첫째, 노선(老仙)입니다. 늙어 가면서 신선처럼 사는 사람이지요. 이들은 사랑도 미움도 놓아 버렸습니다. 성냄도 탐욕도 벗어 버렸습니다. 선도 악도 다 털어 버렸습니다. 삶에 아무런 걸..

톨스토이 '부활'을 꿈꾸다

☆ 톨스토이 67세에 자전거 배우며 '부활' 꿈꾸다. 러시아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1828~1910)는 67세 때 일곱 살짜리 아들을 잃었다. 환갑이 다 돼 얻은 금쪽같은 막둥이다. 실의에 빠진 그는 식음을 전폐했고, 한 달 뒤에야 몸을 추스르고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자전거 타는 법을 배웠다. 매일 아침 자전거를 타면서 그는 슬픔을 딛고 홀로 서는 법을 익혔다. 그는 자녀들에게도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쳤다. 그에게 자전거는 뒤뚱거리는 세상에서 넘어지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균형과 조화의 상징물이었다. 그는 나이가 더 든 뒤에도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심신을 단련했다. 그 덕분에 말년의 역작 《부활》을 꼼꼼히 구상하고 완성할 수 있었다. 19세기 러시아의 불합리한 사회구조와 종교적 모순을 아주 사실적으로 ..

가장 외로운 날엔

가장 외로운 날엔 / 용 혜원 모두 다 떠돌이 세상살이 살면서 살면서 가장 외로운 날엔 누구를 만나야 할까 살아갈수록 서툴기만한 세상살이 맨몸, 맨손, 맨발로 버틴 삶이 서러워 괜스레 눈물이 나고 고달파 모든 것에서 벗어나고만 싶었다 모두다 제멋에 취해 우정이니 사랑이니 멋진 포장을 해도 때로는 서로의 필요 때문에 만나고 헤어지는 우리들 텅 빈 가슴에 생채기가 찢어지도록 아프다 만나면 하고픈 이야기가 많은데 생각하면 더 눈물만 나는 세상 가슴을 열고 욕심 없이 사심 없이 같이 웃고 같이 울어줄 누가 있을까 인파 속을 헤치며 슬픔에 젖은 몸으로 홀로 낄낄대며 웃어도 보고 꺼이꺼이 울며 생각도 해보았지만 살면서 살면서 가장 외로운 날엔 아무도 만날 사람이 없다 흘러만 가는 강물 같은 세월에 / 용혜원 흘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