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힌 홍어가 입천장을 훑어 얼얼하다.
막걸리 한 사발로 순화 시키며 문득 살아있는 홍어가 보고 싶어 진다.
홍어를 실물로 본적은 거의 없고, 군대 생활할 때 가오리 비슷한 것은 신물나게 많이 먹었다.
그것도 국을 끓여서 뻑뻑한것을 뭔 맛인지도 모르고 먹었다.
홍어를 안주하며 그 흔히 쓰는 우스개 소리를 한번 생각 해 본다.
보통 만만한게 홍어좆이라고 한다.
홍어 수컷의 생식기는 몸크기의 1/3~1/5에 이를 정도로 툭 튀어나와 있고 가시가 붙어 있다.
옛날 뱃사람들은 생식기가 조업하는데 걸리적거리고 잘못하면 가시에 손을 다치게 되므로
배 위에서 제일 먼저 쓸모없는 생식기를 칼로 쳐 없애버렸다고 한다.
이런 조업형태에서 유래돼, 우리말 비어에서 홍어 생식기를 만만한 사람으로
빗대 말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홍어는 암컷이 수컷에 비해 값이 몇배 비싸므로 홍어 좆을 없애 버리고 암컷으로 속여 팔았으므로 홍어좆을 쓸모없는것에 비유했다는 말도 있다.(네이버 오픈사전)
만만한게 홍어 좆
홍어 숫놈의 생식기는 한 쌍으로 꼬리 양쪽으로 길게 늘어져서
사람들에게는 아무짝에 소용이 없다.
그래서 숫놈을 잡으면 우선 홍어좆을 잘라내 버리기 때문에
" 만만한게 홍어좆" 이라는 말이 나왔다
"자산어보" 라는 책에는 이렇게 설명되어 있다.
숫놈에게는 양경이 있다.
양경이 곧 척추이다. 모양은 흰 칼과 같다.
양경밑에는 알주머니가 있다.
두 날개에는 가는 가시가 있어서 암놈과 교미할 때에는 그 가시를 박고 교합한다.
암놈이 낚시 바늘을 물고 버티고 엎드릴 적에
낚시바늘에 걸린줄도 모른 숫놈이 덮쳐서 교합하다가
낚시를 끌어올리면 나란히 따라 올라온다
그놈들은 갑판 위로 끌려 올라와서도 떨어질줄 모른단다.
홍어는 실제로 숫놈과 암놈이 서로 붙은 채로 잡히는 일이 많다
그래서 어부들은 조금 잔인하기는 하지만 붙은 놈들을 떼내기 위하여
숫놈의 물건 두개를 잘라내서 뱃전 밖으로 내 던지니.
"만만한게 홍어좆"이 아닌가?
(카페:신비한 약초세상)
한편 홍어좆이 바로 정력제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
물개의 것을 해구신이라하여 최고의 정력제로 치는데 모르긴해도 홍어 좆에도 그런 성분이
있음에 틀림없다. 왜냐하면 암컷에게 가시를 박은채로 죽음을 불사하니 얼마나 대단한가?
세상에는 이런류를 우스개로 떠들어 대지만, 그 다른 한편에서는 가슴아픈 삶도 있다.
홍어 / 이정록
욕쟁이 목포홍어집/ 마흔 넘은 큰아들/ 골수암 나이만도 십사년이다/ 양쪽 다리 세 번 톱질했다/
새우눈으로 웃는다//
개업한 지 십팔년하고 십년/ 막걸리는 끓어오르고 홍어는 삭는다/ 부글부글,을 벌써 배웅한/
저 늙은네는 곰삭은 젓갈이다//
겨우 세 번 갔을 뿐인데/ 단골 내 남자 왔다고 홍어좆을 내온다/
남세스럽게 잠자리에 이만한 게 없다며/ 꽃잎 한 점 넣어준다//
서른여섯 뜨건 젖가슴에/ 동사한 신랑 묻은 뒤로는/ 밤늦도록 홍어좆만 주물럭거렸다고/
만만한 게 홍어좆밖에 없었다고/ 얼음 막걸리를 젓는다//
얼어죽은 남편과 아픈 큰애와/ 박복한 이년을 합치면/ 그게 바로 내 인생의 삼합이라고//
우리집 큰놈은 이제/ 쓸모도 없는 거시기만 남았다고/ 두 다리보다도 그게 더 길다고/
막걸리 거품처럼 웃는다//
.....
"얼어죽은 남편, 아픈 큰애, 박복한 이년을 합치면 그게 바로 내 인생의 삼합”
질퍽한 詩.
웃음이 나다가도 가슴이 미어지는건 무엇인가?
동사한 남편 묻고, 두다리를 골수암으로 잃어 거시기만 남은 큰 아들과 ,
온갖 시련을 격은 욕쟁이 할머니의 푸념이 홍어처럼 거칠고도 눈물이 돈다.
이 시를 읽고 어찌 홍어좆을 卑下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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