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5.木蘭花
宋 晏幾道
鞦韆院落重簾暮 (추천원락중렴모) 그네 있는 뜰 저녁 되니 주렴 쳐지고
彩筆閒來題繡戶 (채필한래제수호) 붓으로 한가로이 비단 문짝에 시를 짓는다.
牆頭丹杏雨餘花 (장두단행우여화) 담장 위 붉은 살구 빗속의 넉넉한 꽃들
門外綠楊風後絮 (문외록양풍후서) 문밖 버드나무 바람 불자 버들 솜 날린다.
朝雲信斷知何處 (조운신단지하처) 새벽구름에 소식 끊겨 어디 있을까
應作襄王春夢去 (응작양왕춘몽거) 틀림없이 양왕의 춘몽처럼 떠난 것을
紫騮認得舊游蹤 (자류인득구유종) 자류마는 옛날 거닐던 곳을 알아
嘶過畵橋東畔路 (시과화교동반로) 울면서 그림장식한 다리 동쪽 길을 건너가네
註釋
彩筆: 사료에 의하면, 남조문학가 江淹이 꿈에 한 자루 붓을 얻었는데, 그로인하여 詩文 중에 아름다운 구절이 많았다.
후에 꿈에 郭璞이 그를 향해 붓을 돌려 달라 요구하여, 이후부터 文思가 고갈되었다 한다.
사람들이 이를 일러 “江郞才盡”이라 했다. 院落:정원. 뜰
譯文
그네 매달린 정원, 황혼에 겹겹이 휘장이 내리고,
한가할 때 그녀는 아마 비단 방에서, 붓을 들어 시구를 짓겠지.
비온 후 담장 위의 붉은 살구, 바라볼 수는 있어도 가까이 갈수는 없는데,
나는 문밖 바람 속의 버드나무 솜, 의지할 곳 없이 떠돈다.
그녀는 한조각 아침 구름처럼, 날아가 소식이 없고, 지금 어느 곳에 있는지 알지 못한다.
고당의 꿈속에서 서로 만난다면,
다정한 대추빛 붉은 말이 일찍이 알고 있던 옛 자취를 지나,
한편으로 울부짖으며 한편으로 화교 동쪽의 길을 건너가겠지.
▶可望而不可即 [kěwàngérbùkějí] 바라볼 수는 있으나 가까이 갈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