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8.《弈棋二首呈任漸》
黃庭堅
바둑에 대한 시 두 편을 임점에게 드림
其一
偶無公事負朝暄 (우무공사부조훤) 우연히 공사 없어 아침 따뜻함을 받으며,
三百枯棋共一樽 (삼백고기공일준) 삼백 개 바둑돌과 함께 술을 마신다.
坐隱不知岩穴樂 (좌온부지암혈락) 바위굴에서 한적하게 바둑 두는 즐거움 알지 못했는데
手談勝與俗人言 (수담승여속인언) 바둑이 속인들이 말하는 것보다 낫다.
簿書堆積塵生案 (부서퇴적진생안) 문서는 쌓여있고 안건은 먼지가 쌓였는데
車馬淹留客在門 (거마엄류객재문) 마차가 오래 머물고 객들이 문에 가득하다.
戰勝將驕疑必敗 (전승장교의필패) 전투에 이겼다고 교만함은 반드시 패한다는데
果然終取敵兵翻 (과연종취적병번) 과연 마지막에 상대 돌을 뒤집어 승리했네.
其二
偶無公事客休時 (우무공사객휴시) 우연히 공무 없어 객사에서 쉴 적에
席上談兵校兩棋 (석상담병교양기) 모인 자리에서 병법 논하여 두 판을 겨루었지.
心似蛛絲游碧落 (심사주사유벽락) 마음은 거미줄 같이 푸른 하늘을 노닐고
身如蜩甲化枯枝 (신여주갑화고지) 몸은 쓰르라미 껍질처럼 마른가지 되었지.
湘東一目誠甘死 (상동일목성감사) 상동왕이 한집 버리듯 사석작전을 폈는데
天下中分尙可持 (천하중분상가지) 천하판세는 중간으로 나뉘어 여전히 버틸만하다.
誰謂吾徒猶愛日 (수위오도유애일) 누가 나더러 오히려 시간을 아낀다 했나?
參橫月落不曾知 (삼횡월락부증지) 달 지고 저녁별 기운 걸 아직 알지 못했는데.
註釋
弈棋: 혁기. 바둑.
暄: 온난할 훤
枯棋: 고기. 나무로 만든 바둑돌
坐隱: 한적한 데에서 조용히 마주 대한다는 뜻
簿書: 부서. 관아(官衙)의 장부(帳簿)나 문서(文書)
淹留: 엄류. 오래 머무름
蛛絲: 주사. 거미줄. 거미가 뽑아낸 줄. 또는 그 줄로 된 그물
蜩甲: 조갑. 쓰르라미 껍질.
湘東一目誠甘死: 상동은 강서성 萍향에 있는 지명.
양나라 무제의 아들(七子) 상동왕(나중에 元帝) 蕭繹이 한쪽 눈이 멀었으나 이 허물을 꺼려해 숨기려 한 고사.
<南史>에 관련 고사가 실려 있다. 그는 바둑판 위에 한 개의 돌이 놓여 있고 한집에 가까웠으나 기꺼이 죽여 버렸다.
天下中分尙可持: 유방과 항우가 鴻溝(현재 하남성 개봉 서쪽의 강)을 경계로 천하를 반분하며 서로 대치(鴻溝爲界)한 고사
<사기>에 관련 고사가 전한다.
愛日: 시간을 아낌. 參橫: 參星(저녁별). 西方七宿의 하나. 晨星(새벽별)
(네이버 블로그: 청경우독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