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조선 名技들의 戀詩

甘冥堂 2022. 10. 24. 15:10

조선 명기(名技)들의 연시(戀詩)

 

 

그대에게 / 부안기생 매창

 

봄 오고 그댄 오지 않으니

바라보아도 바라보아도 덧없는 마음

들여다보는 거울엔 먼지가 끼어

거문고 가락만 달 아래 흐르네

 

 

취하신 임께 / 부안기생 매창

 

취하신 임 사정없이 날 끌어단

끝내는 비단적삼 찢어놓았지

적삼 하날 아껴서 그러는 게 아니어

맺힌 정 끊어질까 두려워서 그렇지

 

 

 

말위에서 시를 읊는다 / 성천기생 채소염

 

성천 길 위에 말 멈추니

꽃 지는 봄날 두견새 시름일세

물길은 평양으로 통하고

땅은 강선루에 잇닿았네

 

 

 

송도 기생 황진이의 시 모음

 

상사몽 / 황진이

 

꿈길밖에 길이 없어 꿈길로 가니

그님은 나를 찾아 길 떠나셨네

이뒤엘랑 밤마다 어긋나는 꿈

같이 떠나 노중에서 만나기를 지고

 

 

相思相見只憑夢 (상사상견지빙몽) 그리워라, 만날 길은 꿈길밖에 없는데

訪歡時歡訪(농방환시환방농) 내가 님 찾아 떠났을 때 님은 나를 찾아왔네

願使遙遙他夜夢 (원사요요타야몽) 바라거니, 언제일까 다음날 밤 꿈에는

一時同作路中逢 (일시동작로중봉) 같이 떠나 오가는 길에서 만나기를

 

 

 

황진이

 

산은 옛 산이로되 물은 옛물이 아니로다

주야(晝夜)에 흐르그든 옛물이 있을소냐

인걸(人傑)도 물과 같도다

가고 아니 오노 매라

 

 

 

황진이

 

어져 내일이야 그릴줄 모르던가

이시라 하더면 가랴마는 제구태여

보내고 그리는 정은 나도 몰라 하노라

 

 

황진이

내 사랑 남 주지 말고 남의 사랑 탐치마소

우리 두 사랑에 잡사랑 행여 섞일세라

아마도 우리사랑은 류가 없는가 하노라

일생에 이사랑 가지고 괴어 살려 하노라

 

 

황진이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감을 자랑마라

일도 창해하면 다시 오기 어려워

명월이 만공산하니 쉬어간들 어떠리

 

 

 

 

먼 곳에 있는 님에게 부치다 / 진주기생 계향

 

헤어진 뒤 (雪山)설산 막혀 아득한 저길

꿈속에서나 님 곁에서 웃어봅니다

깨고 나면 베갯머리 그림자도 볼 수 없어

옆으로 몸 돌리면 등잔불도 쓸쓸해요

 

 

평양기생 매화

 

죽어서 잊어야 하랴 살아서 잊어야 하랴

죽어 잊기도 어렵고 살아 그리기도 어려워라

저 님아 한 말만 하소서 사생결단 하리라

 

평양기생 매화

 

매화 옛 동절에 봄철이 돌아온다

옛 피든 가지마다 핌적도 하다마는

춘설(春雪)이 난 분분하니

필동 말동 하여라

 

 

 

평양기생 장연화

 

놀리터의 노래에 목이 쉬어

돌아와서 화가 나 함부로 뜯는

가야금이여 줄이 끊어지도록 뜯어며

뜯어며 이밤을 새일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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