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술은 내가 살게."
평생 돈 한 푼 아껴마지않던 친구가 큰소리쳤다.
웬일이야?
야외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친구들을 오라 했지만 선뜻 따라가는 놈이 없다.
옆에 있던 친구가 한마디 했다.
"네가 먼저 술값을 결제해. 그러면 갈게."
얼마나 믿지 못했으면 그렇게까지 할까.
큰소리친 친구가 신용카드를 술집 주인에게 맡기고
맥주 10병. 막걸리 5병을 갖다 놓았다.
그때서야 친구들이 모여들었다.
기껏해야 6명뿐인데...
"야, 맘껏 마셔!"
친구사이가 이렇게까지 각박해졌다.
술을 사는 놈이나,
선결제한 것을 본 후에 참석하는 놈들이나 똑같다.
평소 얼마나 자린고비 노릇을 했으면 친구들이 저렇게까지 할까?
저게 과연 친구사이일까?
어느 모임에서 이런 꼴을 보았다.
마치 쥐를 씹은듯한 기분이었다.
孟子 이루장 33장에.
제나라 사람 중에 한 아내와 첩을 두고 사는 자가 있었는데
그 남편이 밖으로 나가면 반드시 술과 고기를 배불리 먹은 뒤에 돌아오곤 하였다.
그 아내가 남편에게 누구와 더불어 음식을 먹었는가를 물었더니 모두 부귀한 사람이었다.
부인이 하도 수상하여 몰래 뒤를 쫓아가 보았더니
동쪽 성곽의 <북망산이 있는> 무덤사이의 제사하는 자에게서 남은 음식을 빌어먹고
거기에서 부족하면 또 돌아보며 딴 곳으로 가니
이것이 술과 고기를 배불리 얻어먹는 방법이었다.
그리고는 의기양양하게 밖으로부터 와서 처첩에게 교만하게 굴었다.
이 모습을 지켜본 부인은 대성통곡을 하였다.
저걸 서방이라고 믿고 살았다니...
이 모습이 어찌 그리 닮았는가?
남자는 모름지기 나름의 품위를 유지해야 하며,
나이가 들수록 더욱 체통을 지켜야 한다.
흔히 "입은 닫고 지갑은 열고!".
힘든 세상이지만 서로에게 짐이 되거나 수치스러운 짓은 삼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