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일에 절대적인 것은 없는 것이지. 아무리 맛없는 술 한 잔도 끓인 차 보다는 낫고, 거친 삼베옷이라도 없는 것보단 낫고, 추하고 악한 마누라도 빈방 보다는 낫다. 힘든 벼슬살이의 삶이 하릴없이 즐기는 처사보다 나을 것 없고, 옥으로 장식한 옷에 장식되어 관 속에 누워 있는 것이 따뜻한 햇볕 등에 가득 지고 앉아 있는 누더기의 삶만 하겠는가? 책을 읽다가 양을 잃어버린 것이나, 노름에 미쳐 양을 잃어버린 것이나 양을 잃어버린 것에 있어서는 똑 같은 것이지. 부귀영화 이루려 애를 쓰나 그것도 백 년도 안 되는 지극히 빠른 삶에 지나지 않고 세상일 시비성패, 희노애락도 한 번 술에 취해 잊느니만 못하다. 그저 묽은 술이라도 마시고 너전한 세상일은 잊고 사는 게 상책이다. 세상을 달관한 경지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