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류

金現感虎

甘冥堂 2022. 8. 30. 12:18
삼국유사- 김현감호(金現感虎)
 
 


 
新羅俗(신라속) : 신라 풍속에
每當仲春(매당중춘) : 해마다 2월이 되면
初入至十五日(초입지십오일) : 초파일(初八日)에서 15일까지
都人士女(도인사녀) : 서울의 남녀가
競繞興輪寺之殿塔(경요흥륜사지전탑) : 다투어 흥륜사(興輪寺)의 전탑(殿塔)을 돌아
爲福會(위복회) : 복회(福會)를 행했다.
元聖王代(원성왕대) : 원성왕(元聖王) 때에
有郎君金現者(유낭군김현자) : 김현(金現)이라는 낭군(郞君)이 있어서
夜深獨處不息(야심독처불식) : 밤이 깊도록 혼자서 탑을 돌기를 쉬지 않았다.
有一處女念佛隨遙(유일처녀념불수요) : 그때 한 처녀가 염불을 하면서 따라 돌다가
相感而目送之(상감이목송지) : 서로 마음이 맞아 눈을 주더니
繞畢(요필) : 돌기를 마치자
引入屛處通焉(인입병처통언) : 으슥한 곳으로 이끌고 가서 정을 통하였다.
女將還(녀장환) : 처녀가 돌아가려 하자
現從之(현종지) : 김현이 따라가니
女辭据而强隨之(녀사거이강수지) : 처녀는 사양하고 거절했지만 김현은 억지로 따라갔다.
行至西山之麓(행지서산지록) : 길을 가다가 서산(西山) 기슭에 이르러
入一茅店(입일모점) : 한 초가집으로 들어가니
有老嫗問女曰(유노구문녀왈) : 늙은 할머니가 처녀에게 물었다.
附率者何人(부솔자하인) : "함께 온 자는 누구냐."
女陳其情(녀진기정) : 처녀가 사실대로 말하자
嫗曰(구왈) : 늙은 할머니는 말했다.
雖好事不如無也(수호사불여무야) :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없는 것만 못하다.
然遂事不可諫也(연수사불가간야) : 그러나 이미 저지른 일이어서 나무랄 수도 없으니
且蔣於密(차장어밀) : 은밀한 곳에 숨겨 두거라.
恐汝弟兄之惡也(공여제형지악야) : 네 형제들이 나쁜 짓을 할까 두렵다." 하고
把郞而匿之奧(파랑이닉지오) : 김현을 이끌어 구석진 곳에 숨겼다.
小選有三虎(소선유삼호) : 조금 뒤에 세 마리 범이
咆哮而室(포효이실) : 으르렁 거리며 들어와
作人語曰(작인어왈) : 사람의 말로 말했다.
家有腥膻之氣(가유성전지기) : "집에서 비린내가 나니
療飢何幸(료기하행) : 요깃거리가 어찌 다행하지 않으랴."
嫗與女叱曰(구여녀질왈) : 늙은 할머니와 처녀가 꾸짖었다.
爾鼻之爽乎(이비지상호) : "너희 코가 좋기도 하구나.
何言之狂也(하언지광야) : 무슨 미친 소리냐."
時有天唱(시유천창) : 이때 하늘에서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爾輩嗜害物命尤多(이배기해물명우다) : "너희들이 즐겨 생명을 해치는 것이 너무 많으니,
宣誅一以徵惡(선주일이징악) : 마땅히 한 놈을 죽여 악을 징계하겠노라."
三獸聞之(삼수문지) : 세 짐승은 이 소리를 듣자
皆有憂色(개유우색) : 모두 근심하는 기색이었다.
女謂曰(녀위왈) : 처녀가 이르기를
三兄若能遠避而自徵(삼형약능원피이자징) : "세 분 오빠께서 만약 멀리 피해 가서 스스로 징계하신다면
我能代受其罰(아능대수기벌) : 내가 그 벌을 대신 받겠습니다." 하고 말하니,
皆喜俛首妥尾而遁去(개희면수타미이둔거) : 모두 기뻐하여 고개를 숙이고 꼬리를 치며 달아나 버렸다.
女入謂郞曰(녀입위랑왈) : 처녀가 들어와 김현에게 말했다.
始吾恥君子之辱臨弊族(시오치군자지욕림폐족) : "처음에 저는 낭군이 우리 집에 오시는 것이 부끄러워
故辭禁爾(고사금이) : 짐짓 사양하고 거절했습니다.

今旣無隱(금기무은) : 그러나 이제는 숨김없이
敢布腹心(감포복심) : 감히 진심을 말씀드리겠습니다.
且踐妾之於郞君(차천첩지어랑군) : 또 저와 낭군은
雖曰非類(수왈비류) : 비록 종족은 다르지만
得陪一夕之歡(득배일석지환) : 하루저녁의 즐거움을 얻어
義重結禑之好(의중결우지호) : 중한 부부의 의를 맺었습니다.
三兄之惡(삼형지악) : 세 오빠의 악함은
天旣厭之(천기염지) : 하늘이 이미 미워하시니
一家之殃(일가지앙) : 한 집안의 재앙을
予欲當之(여욕당지) : 제가 당하려 하오나,
與其死於等閑人之手(여기사어등한인지수) : 보통 사람의 손에 죽는 것이
曷若伏於郞君刃下(갈약복어랑군인하) : 어찌 낭군의 칼날에 죽어서
以報之德乎(이보지덕호) : 은덕을 갚는 것만 하겠습니까.
妾以明日入市爲害劇(첩이명일입시위해극) : 제가 내일 시가(市街)에 들어가 몹시 사람들을 해치면
則國人無如我何(칙국인무여아하) : 나라 사람들은 저를 어찌 할 수 없어서,
大王必募以重爵而捉我矣(대왕필모이중작이착아의) : 임금께서 반드시 높은 벼슬로써 사람을 모집하여 저를 잡게 할 것입니다.
君其無㤼(군기무겁) : 그 때 낭군은 겁내지 말고
追我乎城北林中(추아호성북림중) : 저를 쫓아 성 북 쪽의 숲속까지 오시면
吾將待之(오장대지) : 제가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現曰(현왈) : 김현은 말했다.
人交人(인교인) : "사람이 사람과 사귐은
彛倫之道(이륜지도) : 인륜의 도리지만
異類而交(이류이교) : 다른 유(類)와 사귐은
蓋非常也(개비상야) : 대개 떳떳한 일이 아니오.
旣得從容(기득종용) : 그러나 일이 이미 이렇게 되었으니
固多天幸(고다천행) : 진실로 하늘이 준 다행인데
何可忍賣於伉儷之死(하가인매어항려지사) : 어찌 차마 배필의 죽음을 팔아
僥倖一世之爵祿乎(요행일세지작록호) : 한 세상의 벼슬을 바라겠소."
女曰(녀왈) : 처녀가 말했다.
郞君無有此言(랑군무유차언) : "낭군은 그 같은 말을 하지 마십시오.
今妾之壽天(금첩지수천) : 이제 제가 일찍 죽는 것은
盖天命也(개천명야) : 대개 하늘의 명령이며
亦吾願也(역오원야) : 또한 저의 소원이요
郞君之慶也(랑군지경야) : 낭군의 경사이며
予族之福也(여족지복야) : 우리 일족의 복이요
國人之喜也(국인지희야) : 나라 사람들의 기쁨입니다.
一死而五利備(일사이오리비) : 한 번 죽어 다섯 가지 이로움을 얻을 수 있는 터에
其可違乎(기가위호) : 어찌 그것을 마다하겠습니까.
但爲妾創寺(단위첩창사) : 다만 저를 위하여 절을 짓고
講眞詮(강진전) : 불경(佛經)을 강론하여
資勝報(자승보) : 좋은 과보(果報)를 얻는데 도움이 되게 해 주신다면
則郞君之惠莫大焉(칙랑군지혜막대언) : 낭군의 은혜, 이보다 더 큼이 없겠습니다."
遂相泣而別(수상읍이별) : 그들은 마침내 서로 울면서 작별했다.
次日果有猛虎(차일과유맹호) : 다음날 과연 사나운 범이
入城中(입성중) : 성안에 들어와서
剽甚無敢當(표심무감당) : 사나움이 심하여 감히 당해 낼 수 없었다.
元聖王聞之(원성왕문지) : 원성왕(元聖王)이 듣고
申令曰(신령왈) : 영을 내려 이르기를
勘虎者爵二級(감호자작이급) : "범을 잡는 사람에게 2급의 벼슬을 주겠다."고 하였다.
現詣闕奏曰(현예궐주왈) : 김현이 대궐에 나아가 아뢰었다.
小臣能之(소신능지) : "소신이 잡겠습니다."
乃先賜爵以激之(내선사작이격지) : 왕은 먼저 벼슬을 주고 격려하였다.
現持短兵入林中(현지단병입림중) : 김현이 칼을 쥐고 숲속으로 들어가니
虎變爲娘子(호변위낭자) : 범은 변하여 낭자(娘子)가 되어
熙怡而笑曰(희이이소왈) : 반갑게 웃으면서 이르기를
昨夜共郞君繾綣之事(작야공랑군견권지사) : "어젯밤에 낭군과 마음속 깊이 정을 맺던 일을
惟君無忽(유군무홀) : 오직 그대는 잊지 마십시오.
今日被爪傷者(금일피조상자) : 오늘 내 발톱에 상처를 입은 사람들은
皆塗興輪寺漿(개도흥륜사장) : 모두 흥륜사의 간장을 바르고
聆其寺之螺鉢聲(령기사지라발성) : 그 절의 나발(螺鉢) 소리를 들으면
則可治(칙가치) : 나을 것입니다."하고는,
乃取現所刀(내취현소도) : 이어 김현이 찬 칼을 뽑아
自頸而仆(자경이부) : 스스로 목을 찔러 고꾸라지니
乃虎也(내호야) : 곧 범이 되었다
現出林而託曰(현출림이탁왈) : 김현이 숲속에서 나와서 이르기를
今玆虎易搏矣(금자호역박의) : "범은 쉽게 잡았다."고 말했다.
匿其由不洩(닉기유불설) : 그리고 그 연유는 숨기고,
但依諭而治之(단의유이치지) : 다만 범에게 입은 상처를 그 범이 시킨 대로 치료하였다.
其瘡皆效今俗亦用其方(기창개효금속역용기방) : 지금도 민가에서는 범에게 입은 상처에는 역시 그 방법을 쓴다.

現旣登庸(현기등용) : 김현은 벼슬에 오르자,
創寺於西川邊(창사어서천변) : 서천(西川) 가에 절을 지어
號虎願寺(호호원사) : 호원사(虎願寺)라 하고
常講梵綱經(상강범강경) : 항상 범망경(梵網經)을 강론하여
以道虎之冥遊(이도호지명유) : 범의 저승길을 인도하고
亦報其殺身成己之恩(역보기살신성기지은) : 또한 범이 제 몸을 죽여 자기를 성공하게 해 준 은혜에 보답했다.
現臨卒(현임졸) : 김현은 죽을 때에
深感前事之異(심감전사지리) : 지나간 일의 기이함에 깊이 감동하여
乃筆成傳(내필성전) : 이에 붓으로 적어 전하였으므로
俗始聞知(속시문지) : 세상에서 비로소 듣고 알게 되었으며
因名論虎林(인명론호림) : 그래서 이름은 논호림(論虎林)이라 했는데
稱于今(칭우금) : 지금까지도 그렇게 일컬어 온다.

貞元九年(정원구년) : 정원(貞元) 9년에
甲屠澄自黃冠(갑도징자황관) : 신도징(申屠澄)이 야인(野人)으로서
照補漢州什方縣之尉(조보한주십방현지위) : 한주(漢州) 십방현위(十방縣尉)에 임명되어
至眞符縣之東十里許(지진부현지동십리허) : 진부현(眞符縣)의 동쪽 10리 가량 되는 곳에 이르렀을 때였다.
遇風雪大寒(우풍설대한) : 눈보라와 심한 추위를 만나
馬不能前(마불능전) : 말이 앞으로 나가지 못하므로
路傍有茅舍(로방유모사) : 길 옆의 초가집으로 들어가니
中有煙火甚溫(중유연화심온) : 그 안에 불이 피워 있어 매우 따뜻했다.
照燈下就之(조등하취지) : 등불 밑에 나가 보니
有老父嫗及處子(유노부구급처자) : 늙은 부모와 처녀가
環火而坐(환화이좌) : 화롯가에 둘러앉았는데
其女年方十四五(기녀년방십사오) : 그 처녀의 나이는 바야흐로 14, 5세쯤 되어 보였다.
雖蓬髮垢衣(수봉발구의) : 비롯 머리는 헝클어지고 때묻은 옷을 입었으나
雪膚花臉(설부화검) : 눈처럼 흰 살결과 꽃같은 얼굴이며

擧止姸媚(거지연미) : 동작이 아름다웠다.
父嫗見澄來(부구견징래) : 그 부모는 신도징이 온 것을 보고
遽起曰(거기왈) : 급히 일어나서 말했다.
客甚衝寒雪(객심충한설) : "손님은 심한 한설(寒雪)을 만났으니
請前就火(청전취화) : 앞으로 오셔서 불을 쬐시오."
澄坐良久(징좌량구) : 신도징이 한참 앉아 있으니
天色巳暝(천색사명) : 날은 이미 저물었는데
風雪不止(풍설불지) : 눈보라는 그치지 않았다.
澄曰(징왈) : 신도징이 이르기를
西去縣尙遠(서거현상원) : "서쪽으로 현(縣)에 가려면 길이 아직 머니
請宿于此(청숙우차) : 여기서 좀 재워 주십시오" 하고 청했다.
父嫗曰(부구왈) : 부모는 말했다.
苟不以蓬華爲陋(구불이봉화위루) : "누추한 집안이라도 관계치 않으신다면
取承命(취승명) : 감히 명을 받겠습니다."
澄遂解鞍施衾幃(징수해안시금위) : 신도징이 마침내 말안장을 풀고 침구를 폈다.
其女見客方止(기녀견객방지) : 그 처녀는 손님이 묵는 것을 보자
修容靘粧(수용정장) : 얼굴을 닦고 곱게 단장을 하고는
自帷箔間出(자유박간출) : 장막 사이에서 나오는데
有閑雅之態(유한아지태) : 그 한아(閑雅)한 태도는
猶過初時(유과초시) : 처음 볼 때보다 훨씬 나았다.
澄曰(징왈) : 신도징이 말했다.
小娘子明惠過人甚(소낭자명혜과인심) : "소낭자는 총명하고 슬기로움이 남보다 뛰어났습니다.
幸未婚(행미혼) : 아직 미혼이면
敢請自媒如何(감청자매여하) : 감히 혼인하기를 청하니 어떠하오."
翁曰(옹왈) : 그 아버지는 말했다.
不期貴客欲埰拾(부기귀객욕채습) : "기약치 않는 귀한 손님께서 거두어 주신다면
豈定分也(기정분야) : 어찌 연분이 아니겠습니까."
澄遂修子壻之禮(징수수자서지례) : 신도징은 마침내 사위의 예를 행하고
澄乃以所乘馬(징내이소승마) : 타고 온 말에
載之而行(재지이행) : 여자를 태워 길을 나섰다.
旣至官(기지관) : 임지(任地)에 이르러 보니
俸祿甚薄(봉록심박) : 봉록(俸祿)이 매우 적었으나
妻力以成家(처력이성가) : 아내는 힘써 집안 살림을 돌보았으므로
無不歡心(무불환심) : 모두 마음에 즐거운 일 뿐이었다.
後秩滿將歸(후질만장귀) : 그 후 임기가 끝나 돌아가려 할 때는
巳生一男一女(사생일남일녀) : 이미 1남1녀를 두었는데
赤甚明惠(적심명혜) : 또한 총명하고 슬기로워
澄尤加敬愛(징우가경애) : 그는 아내를 더욱 공경하고 사랑했다.

嘗作贈內詩云(상작증내시운) : 일찍이 아내에게 주는 시를 지었는데 이러했다.

一官慙梅福(일관참매복) : 한 번 벼슬하니 매복이 부끄럽고
三年愧孟光(삼년괴맹광) : 3년이 지나니 맹광이 부끄럽구나.
此情何所喩(차정하소유) : 이 정을 어디다 비하나
川上有鴛鴦(천상유원앙) : 냇물 위에 원앙새 떠다니는구나.

其妻終日吟諷(기처종일음풍) : 그의 아내는 종일 이 시를 읊어
似黙有和者(사묵유화자) : 속으로 화답하는 것 같았으나
未嘗出口(미상출구) : 입밖에 내지는 않았다.
澄罷官(징파관) : 신도징이 벼슬을 그만두고
罄室歸本家(경실귀본가) : 가족을 데리고 본가로 돌아가려 하자,
妻忽悵然謂澄曰(처홀창연위징왈) : 아내는 문득 슬퍼하면서 말했다.
見贈一篇(견증일편) : "요전에 주신 시 한 편에
尋卽有和(심즉유화) : 화답한 것이 있습니다."

乃吟曰(내음왈) : 그리고는 이렇게 읊었다.

琴瑟情雖重(금슬정수중) : 금슬(琴瑟)의 정이 비록 중요하나
山林志自深(산림지자심) : 산림(山林)에 뜻이 스스로 깊도다
常憂時節變(상우시절변) : 시절이 변할까 항상 걱정하며
辜負百年心(고부백년심) : 백년해로 저버릴까 허물하도다

遂與訪其家(수여방기가) : 드디어 함께 그 여자의 집에 갔더니
不復有人矣(부복유인의) : 사람이라고는 없었다.
妻思慕之甚(처사모지심) : 아내는 사모하는 마음이 지나쳐
盡日涕泣(진일체읍) : 종일토록 울었다.
忽壁角見一虎皮(홀벽각견일호피) : 문득 벽 모퉁이에 한 장의 호피(虎皮)가 있는 것을 보고
妻大笑曰(처대소왈) : 아내는 크게 웃으면서 말했다.
不知此物尙在耶(불지차물상재야) : "이 물건이 아직도 여기에 있는 것을 몰랐구나."
遂取披之(수취피지) : 마침내 그것을 뒤집어쓰니
卽變爲虎(즉변위호) : 곧 변하여 범이 되었는데,
哮吼拏攫(효후나확) : 어흥거리며 할퀴다가
突門而出(돌문이출) : 문을 박차고 나갔다.
澄驚避之(징경피지) : 신도징이 놀라서 피했다가
携二子尋其路(휴이자심기로) : 두 아이를 데리고 간 길을 찾아
望山林大哭數日(망산림대곡수일) : 산림을 바라보며 며칠을 크게 울었으나
竟不知所之(경부지소지) : 끝내 간 곳을 알지 못했다.

噫澄現二公之接異物也(희징현이공지접이물야) : 아! 신도징(申屠澄)과 김현(金現) 두 사람이 짐승과 접했을 때
變爲人妾則同矣(변위인첩칙동의) : 그것이 변하여 사람의 아내가 된 것은 똑같다.
而贈背人詩(이증배인시) : 그러나 신도징의 시는 사람을 배반하는 시를 주었다
然後哮吼拏攫而走(연후효후나확이주) : 그 뒤에 으르렁거리고 할퀴면서 달아난 것이
與現之虎異矣(여현지호이의) : 김현의 범과 다르다.
現之虎不得巳而傷人(현지호부득사이상인) : 김현의 범은 부득이 사람을 상하게 했지만
然善誘良方以救人(연선유량방이구인) : 좋은 약방문을 가르쳐 줌으로써 사람들을 구했다.
獸有爲仁如彼者(수유위인여피자) : 짐승도 어질기가 그와 같은데,
今有人而不如獸者(금유인이불여수자) : 지금 사람으로서도 짐승만 못한 자가 있으니
何哉(하재) : 어찌 된 일인가.
詳觀事之終始(상관사지종시) : 이 사적의 처음과 끝을 자세히 살펴보면
感人於旋繞佛寺中(감인어선요불사중) : 절을 돌 때 사람을 감동시켰고,
天唱徵惡(천창징악) : 하늘에서 외쳐 악을 징계하려 하자
以自代之(이자대지) : 스스로 이를 대신했으며,
傳神而方救人(전신이방구인) : 신효한 약방문을 전함으로써 사람을 구하고
置精廬講佛戒(치정려강불계) : 절을 지어 불계(佛戒)를 강론하게 했던 것이다.
非徒獸之性仁者也(비도수지성인자야) : 이것은 다만 짐승의 본성이 어질기 때문만으로 그런 것은 아니다.
盖大聖應物之多方(개대성응물지다방) : 대개 부처가 사물에 감응함이 여러 방면이었던 까닭에
感現公之能致精於旋繞(감현공지능치정어선요) : 김현공(金現公)이 능히 탑을 돌기에 정성을 다한 것에 감응하여
欲報冥益耳(욕보명익이) : 명익(冥益)을 갚고자 했을 뿐이다.
宜其當時能受禧佑乎(의기당시능수희우호) : 그 때에 복을 받은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지 않겠는가.

讚曰(찬왈) : 찬(讚)해 말한다.

山家不耐三兄惡(산가불내삼형악) : 산가(山家)의 세 오라비 죄악이 많아
蘭吐那堪一諾芳(란토나감일낙방) : 고운 입에 어찌 한 번 승낙 어떻게 할까
義重數條輕萬死(의중수조경만사) : 의리의 중함 여러 가지나죽음은 가벼워
許身林下落花忙(허신림하락화망) : 숲속에서 맡긴 몸 낙화(落花)처럼 져 갔구나

옛날 동해(東海)가에 건달파(乾達婆)가 놀던 성을 버리고,
'왜군(倭軍)이 왔다'고 봉화를 든 변방이 있어라.
세 화랑은 산 구경 오심을 듣고 달도 부지런히 등불을 켜는데,
길 쓰는 별을 바라보고 '혜성(慧星)이여' 하고 말한 사람 있구나.
아아, 달은 저 아래로 떠갔거니, 보아라, 무슨 혜성(慧星)이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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