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며칠은 이보다 좋을 수 없을 정도로 평온한 날을 보내다 어제부터 갑자기 불안해졌다. 내 글이 너무 초라하게 느껴졌다. 서사도 통찰력도 표현력도 하나도 특별할 게 없었다. 내가 가진 유일한 재능은 꾸준함인데 꾸준히 별로인 글을 쓰게 될까 겁났다. 그러다 잠들기 전 대니 샤피로의 를 읽다가 고개를 떨굴 수밖에 없었다. “글을 쓰는 삶이란 용기와 인내, 끈기. 공감. 열린 마음, 그리고 거절당했을 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필요로 한다. 기꺼이 혼자 있겠다는 의지도 필요하다. 자신에게 상냥해야 하고, 가리개 없이 세상을 바라보아야 하고, 사람들이 보는 것을 관찰하고 버텨야 하고, 절제하는 동시에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그리고 기꺼이 실패해야 한다. 한번만이 아니라 자꾸만, 평생을. 언젠가 사뮈엘 베케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