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29 5

진실한 한 문장

글이 써지지 않거나 미래가 불안할 때마다 헤밍웨이는 옥탑방 창가에 서서 파리의 지붕들을 내려다보며 자신에게 말하곤 했다. "걱정하지 마. 넌 지금까지도 늘 글을 써 왔고 앞으로도 쓸 거야. 네가 할 일은 오직 진실한 문장을 딱 한 줄만 쓰는 거야. 네가 알고 있는 가장 진실한 한 문장을 써 봐." 진실한 문장 하나를 쓰면 거기서부터 시작해 계속 써 나갈 수 있었다. 그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자신이 알고 있거나 어디선가 읽었거나 누군가에게서 들은 '진실한 문장' 하나쯤은 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글을 쓰다가 미사여구에 치중하기 시작하면 자신이 맨 처음 써 놓은 그 진실하고 간결한 문장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했다. 헤밍웨이는 천재 작가로 알려져 있지만, 그는 누구보다도 노력하는 사람이었다. 젊었을 때..

‘꿈의 10루타’ 종목

‘꿈의 10루타’ 종목 흔히 ‘텐배거’(ten bagger, 10루타)라고 부르는, 수익률 1000% 종목이 올해 증시에서 단 하나가 나왔다. 이차전지 관련주로 묶여있는 포스코DX가 그 주인공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포스코DX는 지난해 말 6250원에서 출발해 올해 증시 폐장일이었던 전날 7만4200원에 마감해 2023년 연간으로 1087.2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에 이 회사 주식을 1600주, 금액으로는 1000만원어치를 매수했다면 현재 1억1872만원이 됐다는 의미다. 포스코DX의 올해 연간 주가 상승률은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쳐 2500여개 상장종목 가운데 가장 높은 숫자다. 한때 주가 상승률이 연초 대비 1000%를 넘었던 곳들도 있었다. 대표적인 이차전지 부품주인 에코프로는 ..

부동산,주식 2023.12.29

엘라 휠러 윌콕스의 시

고독 / 엘라 휠러 윌콕스 웃어라, 세상이 너와 함께 웃으리라. 울어라, 너 혼자 울게 되리라. 슬프고 오래된 이 세상은 즐거움을 빌려야 할 뿐 고통은 자신의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노래하라, 그러면 산들이 화답하리라. 한숨지으라, 그러면 허공에 사라지리라. 운명의 바람 : 범선 / 엘라 휠러 윌콕스 한치도 다르지 않는 바람이 불어도 어떤 배는 동쪽으로 가고, 다른 배는 서쪽으로 간다. 이는 돌풍이 아니라 돛이 나아갈 방향을 잡기 때문이다. 바다에 부는 바람처럼 운명의 바람도 그러하다 삶의 여정에서 잔잔하거나 거센 바람이 아니라 우리 마음이 다다를 목적지를 정하기에 엘라 휠러 윌콕스 Ella Wheeler Wilcox (미국, 작가, 시인 1850∼1919) 가난한 시골의 농부의 딸로 태어나 문학을 사랑했..

귀천 / 천상병

최고의 천재 시인 중 한 명- 천상병 시인은 자신이 우리나라에서 제일 유명한 시인이라고 했다. 서정주니 뭐니 하는 시인은 유명한 듯 하지만, 자신은 버스안내양도 알아줄 정도라고 했다. 1ㆍ그 사연은 이렇다. 종로5가에서 시인의 집이 있는 의정부까지 운행하는 113번 버스 안내양들은 천상병 시인을 모를 수 없었다. 늘 술에 취해있어 대화가 어렵고 늘 주머니가 비어서 차비가 없고. 해서 시인을 어느 정류장에서 내려줘야 하는지를 입사 첫날부터 교육받게 돼 있었다. 그런데 그 정류장에 도착해서 안내양이 시인을 깨울 때는 중요한 원칙이 있다. 아저씨나 외모에 걸맞는 할아버지 같은 호칭으로는 시인은 전혀 반응하지 않는다. 시인 아저씨라고 부르거나 최소한 시인 할아버지 정도는 돼야 이 눈을 뜨고 안내양의 부축을 받으..

繪事後素

회사후소(繪事後素) “子夏問曰巧笑倩兮(자하문왈교소천혜)며 美目盼兮(미목반혜)여 素以爲絢兮(소이위현혜)라 하니 何謂也(하위야)잇고 子曰繪事後素(자왈회사후소)니라.” 자하가 공자에게 이렇게 물었다 (巧笑倩兮 교소천혜) 아름답게 웃는 얼굴에 보조개가 예쁘네 (美目盼兮 미목반혜) 아름다운 눈의 맑은 눈동자가 선명하구나 (素以爲絢兮 소이위현혜) 흰비단으로 광채를 내도다 라는 말은 무엇을 뜻하는 것입니까?(何謂也 하위야) 공자가 답하기를 "그림을 그리는 일은 먼저 흰 바탕을 마련해놓고 난 뒤에 한다(繪事後素 회사후소)" 자하가 다시 물었다. "예가 나중이라는 말씀입니까?(禮後乎 례후호)" 공자가 말했다. "나를 일깨워주는 사람은 상이로구나! 비로소 그와 함께 시를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구나 (起予者, 商也! 始可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