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게하기란 문학용어다. 러시아 형식주의자들이 문학이란 무엇인가 설명하기위해 도입한 개념으로, 문학은 낯익은 것(언어,감정,풍경, 사고 등)을 새삼스럽게 만든다는 얘기다. 예로, 톨스토이 소설 '안나 카레리나'의 귀 묘사 부분이다. 여주인공 안나가 기차역에 남편을 마중나갔다가, 남편이 기차에서 내린 순간 그녀 눈에 제일 먼저 들어오는 것이 남편의 귀. 그런데 그 귀가 영 낯설다. 그녀는 생각한다. '아니, 저 사람 귀가 왜 저런 거야?' 안나 키레리나의 경우, 남편 귀의 낯섦은 부부관계의 낯섦을 의미한다. 여행길에 마주친 멋진 장교와 열정의 싹을 틔운 그녀에게 남편은 육체적으로 이미 타인이 되어버렸다. 애초에 남편을 사랑하지도 않았던 터, 혐오스러운 귀는 그 사실을 무의식적으로, 그러나 분명히, 깨닫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