送賊(송적)도둑을 보내며 / 鄭板橋/정판교 細雨濛濛夜沈沈 (세우호호야침침) 가랑비 내리는 밤이 깊어가는데, 梁上君子進我門 (양상군자진아문) 양상군자(도둑)가 우리 집 문으로 들어오네. 腹内詩書有千卷 (복내시서유천권) 뱃속에는 시와 글이 천 권이나 있지만, 床頭金銀無半文 (상두금은무반문) 책상머리에 금은은 반 푼어치도 없네. 出門休驚黄尾犬 (출문휴경황미견) 문으로 나가려면 누렁이에게 놀라지 말고, 越墙莫損蘭花盆) (월장막손난화분 담을 넘으려면 난 화분은 깨뜨리지 말게나. 天寒不及披衣送) (천한불급피의송) 날씨가 추워 옷 걸치고 배웅하지는 못하지만, 趁着月亮赶豪門) (진착월량간호문) 달 밝은 틈을 이용해 서둘러 부잣집에 가보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