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도 먹지 아니하고 친구들과 약속이 있다며 외출준비를 한다. 할머니가 입고 다니는 두꺼운 외투에 모자, 털신발, 목도리를 두르고 있는대로 폼을 잡으며 모임 장소로 나간다. 모처럼 아들 내외와 저녁을 마치고 잠자리에 들어가려는데 손녀가 들어왔다. 얼굴은 빨갛게 물들고, 좀 휘청거리는듯 하고, 그리고 말도 더듬더듬거린다. "술 마셨구나?" "녜, 소주 딱 두 잔 마셨어요." 올해가 성인이 되는 해라 친구들과 함께 소주를 마셨다고 한다. 우습기도 하고, 벌써 저 나이가 되었나 대견스럽기도 하다. "어서 자거라." 아침에 며느리가 경과 보고를 한다. 밤새 먹은 거 다 토해 내고, 활명수 먹고, 그대로 골아떨어졌다고 한다. 우습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지만, 허나 교육은 제대로 시켜야 한다. "너 어제는 처음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