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렌체가 프랑스 침략에 흔들릴 때 지배층 무능을 질타하여 구세주로 떠오른 수도사 사보나 롤라.
집권 4년만에 실정으로 민중 손에 화형에 처해져.
준비되지 않은 정치적 메시아 주의는 공동체에 엄청난 재앙이 될 수 있다는 교훈.
안철수라는 뛰어난 인재가 정치판을 기웃거리자, 어느 신문에서 이런 식으로 경계해 마지 않았다.
주접떨지 말고 너 하는 일이나 제대로 하라는 압박이다.
巧言令色 鮮矣仁.
TV 대담 프로에 어느 정당 대변인격이라는 사람이 출연한 것을 보았다.
사회자의 질문이 떨어지기 무섭게 일사천리로 속사포같이 쏟아내는 그의 말을 들으며,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를 임명한 대표라는 사람도, "어찌 그리 말을 잘하세요?" 하며 그를 특채했다니. 과연 그럴만도 했다.
아, 정치란 우선 말을 잘해야 되고, 입이 다른 무엇보다 발달되어야 하는가 보다.
그 말 속에 과연 진실이라는 게 얼마나 들어 있을까?
그가 쏟아내는 말 속에 나라와 국민을 위하는 말은 단 몇 마디나 될까?
자기당 대표 칭찬하고, 남의 당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같은 당이라도 맘에 안드는 부문을 질타하여 ... 그래서 저들은 안 된다. 라는 결론에 도달해 버리고 만다.
그 말대로라면 오직 그가 속한 대표와, 그를 추종하는 사람들이 정권을 잡아야 나라도 발전되고, 국민도 잘 살게 되는 것이다.
정치 철학이, 비주류들을 위해 혼신의 힘을 바치겠다라는 데에 이르러서는 그만 할 말이 없어진다.
상당히 안 된 말로, 속빈 깡통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빈 강통이 소리가 요란하듯, 어찌 사람이 말을 함에 있어 잠시의 주저함도 없이 마치 준비된 , 사전에 다 외우고 나온 양, 즉각적이고도 격앙된 대답이 나올 수 있는가? 자기만 옳고 남들은 다르다는 오만은 또 무었인가?
남을 배려하는 모습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그에게 여유나 위트같은 것은 사치일 뿐이다. 이런 모습을 보는 국민의 정서는 다만 피곤해지기만 한 것이다.
그 당 대표라는 사람도 딱하기는 마찬가지다.
다만 자기에게 영합하고, 말만 잘한다고 뽑아주는 그런 안목과 식견이라면 너무 불안하지 아니한가?
우리는 말 잘하는 정치가를 수 없이 보아 왔다. 대통령에서부터 장,차관, 국회의원들에 이르기까지...
그러나 세상은 말과 같이 지껄이는대로 되어가는 게 아니다.
돌이켜 보면, 그들이 쏟아낸 무수한 달변이, 그 쏟아낸 말과 같이 나랏일이 다 잘 이루어졌는가?
국민을 호도하고, 순수한 사고를 마비시켜 나라꼴을 우습게 만들고야 말았던 게 아닌가?
말 잘하는 정치가.
巧言令色 鮮矣仁 (교언영색 선의인)이라.- 말을 좋게 하고 얼굴을 곱게 하는 사람은 어짊이 적다.
공자님의 말을 되새겨 볼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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