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안에 A,B,C(이하 "나"라고 칭함), D 4명이 앉아 있습니다. 별안간 전기불이 꺼져 온통 캄캄해져 버렸습니다.
순간 나를 향해 뭉둥이가 날아 들었습니다. 뒤통수를 때렸고 나는 크게 다쳤습니다.
나는 당황했지만 너무 어두워서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얼마 후 전기가 다시 들어와 밝아졌습니다. 나의 머리에는 선혈이 낭자합니다.
순간 나는 벌떡 일어나 D를 향해 무서운 폭력을 휘둘렸습니다.
주위에서 말렸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D가 반쯤 죽을 정도로 두들겨 팼습니다.
사실 나에게 몽둥이를 휘두른 사람은 누군지 모릅니다.
그러나 나는 무조건적으로 D를 지목하고 무섭게 짓밟아 놓은 것입니다.
A와B는 속으로 당황합니다. 그리고 날뛰는 나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봅니다.
"저 놈 성깔있네. 함부로 건들였다가는 골치 아프겠는걸?"
D는 억울합니다. 자기가 때리지도 않았음에도 엄하게 두들게 맞았으니 얼마나 억울하겠습니까?
그러나 감히 대들 수가 없습니다. 너무 강력하게 당했기때문입니다.
나의 입장에서는, 자기가 당한 사실은 틀림 없는데 누구의 소행인지 정확히는 모릅니다.
그러나 대강 누구의 짓인지는 짐작이 갑니다.
누구에게 보복을 해야 할까요?
A는 너무 막강하여 대들 수가 없습니다. 대들었다가는 비참하게 얻어 터질 것이 뻔합니다.
B는 약간 벅찹니다. 한번 맞짱 뜰 수는 있으나, 아직까지 힘이 거기에 미치지 못합니다. 힘이 엇비슷하기는 하나
객관적으로 한 수 아래인 것만은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나의 입장에서 어떻게 하는 게 최선일까요?
머리통이 터졌는데도 누구의 소행인지 몰라 그냥 가만이 있어야 할까요? 의심이 가는 A나 B를 응징할까요?
그들을 잘못 건드렸다가는 자신이 더 당할지도 모르는 현실에서 그게 가능할까요?
그렇다고 그냥 가만이 있을 수는 없는 것입니다.
만일 머뭇거리거나 진실이 밝혀질때 까지... 어쩌구 하며 시간을 끌다가는 유야무야되는 것은 물론 이들 전체에게
웃음거리가 될 게 뻔한 것입니다. 당했으면 반드시 응징해야 한다. 누구라도 응징한다. 단호한 결의가 필요한 것입니다.
그렇게 때문에 D를 선택한 것입니다.
강자인 A나 B는 이제 더 이상 나를 우습게 볼 수 없읍니다.
상당히 거친 반응을 보이는 나를 함부로 얕잡아 보았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D또한 다시는 나를 가볍게 넘보지 못할 것입니다.
인정사정없이 보복을 해대니 함부로 까불다가는 죽을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터키 여행중에 터키의 고위급 장교들의 생각은 이렇다는 것을 들었습니다.
굳이 군인뿐 아니라 이 나라 국민성이라 할까 근성이 이렇다고 합니다.
과연 오스만 대 제국을 경영하던 기상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미국에게 단호하게 NO.라고 할 수 있는 나라는 이 세상에 단 몇나라 밖에 없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터키라고 합니다.
바로 이런 기질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우리나라도 한번쯤 곰곰 생각해 봐야 할 대목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국민이 죽어 나자빠지는데 원인규명이 뭐며, 항상 언제, 어느때 당할지도 모르는 입장에서 대의명분은 뭡니까?
또 누구의 눈치를 봐야합니까?
즉시 무조건적 대응과, 당한 것과는 상관없는 엄청난 보복을 해야하는 것입니다.
거의 인사불성이 될 정도로 보복을 해야 다시는 도전하지 못할 것입니다.
가정을 위하고 국가를 경영함에는 이성을 뛰어넘는 어떤 결기가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너무 유약한 것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