唐詩 300首 飜譯

桃源行 / 王維

甘冥堂 2012. 7. 31. 10:09

 桃源行  /  王維

                            도원의 노래


漁舟逐水萬山春,    고깃배로 물을 따라가니  만산에 봄이 가득하고,

兩岸桃花夾古津.    양쪽 물가 복숭아꽃은 옛 나루를 끼고 있다.

坐看紅樹不知逺,    붉은 꽃나무 보느라 얼마나 멀리 왔는지 알 수 없고,

行盡清溪忽値人.    맑은 계곡물이 다한 곳에서 홀연히 사람을 만났네.
山徑潛行始隈隩,    산길 소로를 가만히 따라가 보니 처음엔 굽이지고 움푹하더니,

山開曠望旋平陸.    산이 열리고 확 트인 곳에 문득 평지가 보인다.

遥看一處攢雲樹,    멀리 보니 한 곳에 구름같이 우거진 나무가 있고, 

近入千家散花竹.   가까이 들어가니 많은 집들이 꽃과 대나무 속에 흩어져 있다.

樵客初傳漢姓名,    나무꾼이 처음 전하는 한나라 때 이름,

居人未改秦衣服.    주민은 진나라 시대 복장을 고치지도 않았다
居人共住武陵源,    주민들은 무릉도원에 모여 살고,

還從物外起田園.    속세 밖에 이르러서도 전원을 일구었다.
月明松下房櫳靜,    달은 소나무 아래 밝은데 방의 창문은 고요하고 ,

日出雲中雞犬喧.    구름속에서 해가 뜨니 닭과 개소리 왁자하다.
驚聞俗客爭來集,    속객이 왔다는 소문 듣고 놀라 사람들 다투어 모여들고,

競引還家問都邑.    집집마다 끌어들여 돌아가며 도회지 소식을 묻는다.

平明閭巷掃花開,    날 밝으니 골목길에 핀 꽃 쓸어 길을 내고,

薄暮漁樵乘水入.    해저무니 어부와 나뭇꾼 물길 타고 들어온다.
初因避地去人間,    처음에 피란으로 인간세 떠났으나,

及至成仙遂不還.    이윽고 선의 경지에 이르러도 마침내 돌아가지 않는다.
峽裏誰知有人事,    골짜기 안에 사람이 사는 줄 누가  알았겠나, 

世中遥望空雲山.    세상 속에서 멀리 보면 구름 덮힌 산뿐인걸. 
不疑靈境難聞見,    신령한 곳 보고 듣기가 어렵다는 것을 의심치 않으나,

塵心未盡思鄉縣.    속세에 더렵혀진 마음 고향마을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出洞無論隔山水,    동굴을 나와 상관 않고 산과 물 건너가며,

辭家終擬長遊衍.    나중에 집을 떠나 길이 마음껏 노닐 생각을 한다.

自謂經過舊不迷,    스스로 지나온 길 잊지 않을 줄 여겼으나,

安知峯壑今來變.    봉우리와 골짜기가 다시 오면 변할 줄 어찌 알았겠나?
當時只記入山深,    당시 다만 기억나는 것은 산속 깊이 들어가,

清溪幾曲到雲林.    맑은 계곡 몇번 굽이쳐 구름같은 숲에 다다른 것 뿐.

春來遍是桃花水,    봄이 오니 두루 도화꽃 물에 흐르는데,

不辨仙源何處尋.    신선의 마을 분간할 수 없으니 어디가서 찾으려나.

 

桃源: 도연명의 <도화원기>에서 말한 도원. 이 시는 신악부시로 <도화원기>의 고사를 읊었다.  忽値(홀치): 홀연히 만나다.  潛行(잠행): 살그머니 들어가다. 隈隩(외오): 굽이지고 깊숙하다. 만곡진 곳.  曠望: 멀리 바라보다. 旋: 홀연. 갑자기.  攢(찬): 모이다.  散花竹:꽃과 대나무가 각처에 흩어져 있다. 

 

樵客(초객): 나무꾼. 傳漢姓名: 도원의 주민이 특별한 성명을 가지게 아니라 한나라 때의 이름을 쓴다는 것이다.  武陵源: 무릉에 있는 도화원. 지금의 호남성 도화현에 있다.  還: 곧. 즉시. 從:~에 이르다. 物外: 世外. 물질세계의 바깥. 도화원을 가리킨다.  房櫳(방롱): 창문.  靈境: 선경.  辭家: 집과 작별하다. 즉 속세의 집을 떠나는 것을 말한다. 擬(의): 생각하다. 작정하다.  遊衍(유연): 마음껏 노닐다.

游樂하다.  自謂: 스스로~로 여기다. 遍是: 도처에 모두~이다.  仙源: 도화원을 가리킨다.

 

이 시는 王維의 악부시로서,  도연명의 桃花源記를 시로써 재 창조하였다.

왕유의 시를 일러 "詩中有畵, 畵中有詩"라 하였는 바, 이 시가 이를 잘 나타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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