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정선아리랑

甘冥堂 2024. 2. 24. 10:04

술은 매일 장주로 잡수시드래도
천금같은 부모혈육은 부디 조심하세요

돈 쓰던 남아가 돈 떨어지니
구시월 막바지에 서리 맞은 국화라

술 잘먹고 돈 잘 쓸 때는 금수강산 일러니
술 못먹고 돈 떨어지니 적막강산일세

늙지말아라 인삼녹용주 매일 장복했는데
원수같은 홍안에 백발이 머리 끝에 왔구나

삼혼칠백의 맑은 정신은 어에다 두고서
문을 열고 나가는 임은 등신만이 나가네


당신은 거기에 있고 나는야 여기에 있어도
말 한마디  못 전하니 수천리로구나.

당신이 생각을 날만치만 한다면
가시밭이 천리라도 신발 벗고와요

당신도 남이요 나도 삼사 남인데
남남끼리 만났던 정분을 변하지마라

삭다리를 똑똑 꺽어서 군불을 때고서
중방 밑이 노릇노릇토록 놀다가 가세

당신도  두눈이 있거든 내 얼굴을 보서요
도화같이 피든 몸이 철골이 되었오.

세월이 가고서 임이마저 간다면
이세상 한백년을 누굴 믿고서 사나

당신은 나를 알기를 흑싸리껍질로 알아도
나는야 당신을 알기를 공산명월로 알아요

꿀보다 더 단 것은 진가루 설탕이요
초보다 신 것은 큰아기 허리라네

세월아 봄철아 오고 가지를 말아라
알뜰한 청춘이 다 늙어간다

마당 웃전에 수삼대궁이 늙고늙더라도
우리집 낭군님은 본시 늙지를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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