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제비가 돌아오며는

甘冥堂 2024. 6. 15. 06:22

옛 분들은 참새가 처마에 집을 지으면 가정에 평안과 기쁨이 오고,
吉鳥(길조)로 여긴 제비가 집을 지으면 흥부에게 보화가 든 박을 선물했듯이
좋은 일이 생길 조짐으로 믿었다.

오래된 시골 고향집으로 이사를 하고 첫봄을 맞았다.
지난번 집수리를 할 때
바깥채 대문 위에 있는 오래된 제비집을 일부러 허물지 않고 그대로 두었더니
언젠가부터 제비들이 오가기 시작한다.
지금도 제비가 있나?
신기하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다.




그러나 대문 위에 센서등이 있어
제비들이 그 근처를 날기만 해도 주위가 환하게 밝아진다.
제비들이 불안해하지 않을까 걱정도 되었으나 그대로 방치하고 있다.

바닥에 제비똥이 제법 많이 떨어져 있기에 올려다보니 새끼들이 보인다.
언제 낳았는지 제법 제비티가 난다.
이 불안한 환경에서도 새끼를 낳다니...
이상한 점은 짹짹짹 우는 소리가 안 들린다는 것이다.
환경이 안 좋으니 지레 겁을 먹었나 하는 생각도 든다.

널찍한 종이 상자를 바닥에 놓아 제비똥 떨어지는 것을 받아둔다.
여름 가고 가을 되면 강남땅으로 돌아갈 텐데,
그때까지 그냥 사는대로 살게 내버려 두자.

문득 옛노래가 생각난다.

ㅡ그리운 강남ㅡ
  
정이월 다 가고 삼월이라네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오면은
이 땅에도 또다시 봄이 온다네

(후렴)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강남에 어서 가세

하늘이 푸르면 나가 일하고
별 아래 모이면 노래 부르니
이 나라 이름이 강남이라네

그리운 저 강남 두고 못 가는
삼천리 물길이 어려움인가
이 발목 상한 지 오래라네

그리운 저 강남 건너가려면
제비 떼 뭉치듯 서로 뭉치세
상해도 발이니 가면 간다네.



사실 첫 구절만 생각나지 그다음 구절은 잘 모른다.
그래도 듣기만 해도 아련해지는 느낌이 들곤 했다.
이 노래는 작사한 분이 월북을 하는 바람에 한동안 금지곡이기도 했었다.

제비들을 보며
나 어릴 적에는 안채 마루 위에도 제비집이 있었는데 하는 추억이 새롭다.

제비야
내년에도 꼭 돌아오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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