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4 3

명품(名品) 인생

마음이 편해야 입은 옷이 명품이고 시간을 아끼고 잘 지켜야 시계가 명품이고 반가워하는 물건이 나와야 가방이 명품이고 배고픈 사람에게 지폐가 나와야 지갑이 명품이라는데, 언제나 너그러움과 따뜻한 마음을 가진 "명품인 사람"은 어디에 계시는지요? 사람들은 모두 제각각 다른 모습으로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자신의 취향에 맞는 나름대로의 명품을 좋아하고그걸 얻기 위해 애쓰며 살고 있지요. 하지만살다 보니 맛난 식사보다는 끼니를 거르지 않는다는 것이 더 좋고잘나가는 친구보다는 편안한 친구가 더 마음이 가네요. 내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 그게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명품 백' 보다 더 '진품 친구'가 되고, 오래 쓸수록 더 가치가 있는 명품처럼, 알아갈수록 더 정이 두터워지는 우리들의 삶을 살아갑시다. ..

제멋대로

똑같은 크기의 양파 두 개를 물 컵에 얹어 창가에 놓아두고 한쪽의 양파에게는 “잘 자라라. 건강하게 자라라. 사랑한다.”하며 축복해 주고, 다른 한쪽의 양파에게는 “썩어라.죽어라.미워."하고 저주하였더니, 축복받은 양파의 싹은 잘 자랐지만, 저주받은 양파의 싹은 제대로 자라지 못했다고 한다. 같은 날 같은 시에 씨를 뿌려도 자라는 것은 제 각각이다. 정성드려 심은 배추에 설마하니 나쁜말을 하겠느냐마는 자라는 모습을 보면 천차만별이다. 정상적으로 자란 모종은 제법 배추의 형태를 갖추었으나배추인지 잡초인지 구별이 안 되는 것도 있고아예 모종 상태 그대로인 것도 있다.배추인가, 무인가? 제멋대로 자란다. 올해는 김장배추가 비쌀 것이라고 한다. 날씨가 너무 뜨거워 배추가 말라죽는 게 너무 많고, 따라서 새로 모..

전원.귀농 2024.09.14

그날의 기적소리

그 날의 기적소리 / 김수봉 쌀자루를 짊어진 아버지가 앞에서 뛰고 그 뒤를 바싹 아들도 달린다. 아들의 한 손엔 책가방, 다른 손엔 새끼줄로 동여맨 김치 단지가 들렸다. 기차는 길게 기적을 울리며 산모롱이를 돌아오고, 차를 타러 달려가는 두 마음은 뛰는 다리보다 급하다. 기적 소리의 가늠만으로도 기차가 곧 아버지와 아들을 앞질러 정거장에 닿아버릴 것 같다. 더 힘껏 뛰어야 한다. 땀이 비 오듯 한다. 초가을 햇볕은 목덜미를 유난히도 따갑게 비추고 숨은 턱에 차오른다. 기차와의 경주다. 차가 역에 닿기 전, 아니 나란히라도 역 구내에 들어가야만 한다. 그래야 아들은 기차를 타고 도청 소재지로 가서 내일 월요일에 학교를 갈 수 있다. 울퉁불퉁 자갈 깔린 신작로, 가물은 땅에서 먼지는 풀썩거리고, 아버지의 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