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긋불긋 온 山을 치장(治粧)하던 아름다운 단풍들을 보라! 온갖 교태(嬌態)로 아름다움을 뽐내던 예쁜 ‘꽃’들도 해 지고 밤(夜)이 되면 모두가 어둠 속에 묻혀 같은 색깔이 되고 천하제일 권세가(權勢家)와 부호(富豪)라는 사람들도, 生前의 영웅호걸들과 경국지색(傾國之色) 절세미인(絶世美人)도. 이승의 울타리 넘어서면 백골(白骨)된다네. 있음을 자랑하고 높음을 뽐내며 무너지며 사라질 물사(物事)에 목을 매고 단풍(丹楓)놀이 영원할 듯 기뻐 웃는 어리석은 사람들아! 엄동설한 매서운 바람 이제 곧 닥쳐오리니, 소리 없이 흐르는 세월 앞에 착하게 겸손하게 마음 비우고 베풀며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보는 게 어떠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