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사진. 먹는 얘기

베트남의 제주도-푸쿠억(Phu Quoc) 섬

甘冥堂 2010. 9. 13. 00:13

베트남에서 가고 싶었던 곳 북쪽의 사파, 남쪽의 푸구억 섬.

그중 남쪽을 오늘 드디어 가게 되었읍니다.

 

1980년대 캄보디아로 부터 쟁취(?)한 푸쿠억 섬은 이 나라의 섬 중 가장 큰 섬입니다.

호치민 시에서 오가는데에는 상당한 인내심을 필요로 합니다.

 

물론 비행기로 단체투어를 한다면야 편하겠지만,

버스여행을 마다 않는 여행객은 길고도 고달픕니다.

 

호치민 서쪽의 미엔떠이 시외 버스터미날에서 밤 11기 15분 락지아행 버스를 타고

다음날 6시경 락지아에 도착, 8시에 출발하는 푸쿠억행 쾌속선을타고 2시간30분만에

푸쿠억 섬에 도착, 사우비치(Bai Sao)까지  28km 를 가서야 목적지에 도착합니다.

거의 12시간을 거리에서 보내야 합니다.

 

쾌속선 사반나호

 

원시 그대로의 개발하지 아니한 섬, 그러나 군데군데 파헤쳐 놓는 모습이 얼마 안 가

도시화된 유원지가 될 것만 같은 느낌이 듭니다.

 

싸오 비치.

부대시설이라고는 전혀 없는 , 여행객이 보기엔 황량하기 그지 없는 해안.

그러나 엄청 부드럽고 고운 입자의 모래, 30 여m를 나가도 가슴에도 안 차는 야트막한 바다.

 

엉성한, 그리하여 뱀이라도 기어 들어오면 어쩌나 싶은 방가로.

밤이면 자가발전인듯 싶은 전등 자체를 꺼 버리는 칠흙같은 어두움.

그야말로 '야만적'인 환경에서 하루밤을 보냈읍니다.

 

 

그 밤, 주방장 아주머니의 허리 통증을 박선생이 거의 완전하게 치료하였고

나는 그의 큰 손주인 19세 된 소녀의 비염을 치료하였읍니다.

 

덕분에 점심 저녁 식사비를 미엔 피 (이 나라 말로 공짜)로 대접을 받았읍니다.

저녁 식사후 어둠이 깃든 비치에서 할머니와 손주를  비치 의자에 앉혀 치료하는 것도

아름다운 그림이 된 것 같습니다.

 

 밤 바다.

가까이에서 오징어 잡이가 한창입니다.

 

 

귀엽고 때묻지 않은 주방장의 손녀.

내 수염을 가르키며  몇살이냐고 묻습니다. 'about 65' 

곧 후회가 되었읍니다. 45세 라고 할걸.. 오빠라 불러라 그럴걸.

 

이 소녀의 환송을 받으며 오전 8시 배를 타기 위해 방가로를 떠났읍니다. 잘있어.

 

 쾌속선이 출항하는 윤돈(Duong Dong) 항.

 

주방장 아주머니의 큰딸은 여객선 표를 파는 아줌마,

돌아오는 길, 항구에서 우리를 발견하자 크게 반기며 선표를 건네는  웃는 모습,

모두가 아름답습니다.

 

아줌마, 술 너무 많이  드시지 마세요. 맥이 안 잡혀요.

 

 선착장에서 만난 스님을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또 만났습니다.

사진찍기를 요청하니 흔쾌히 포즈를 잡아줍니다. 유창한 영어와 함께.

 

 락지아에서 호치민으로 오는 버스가 자동차 전용 페리로 강을 건넙니다.

 

재미 있는 모습입니다.

 

 새벽 락지아 항구 거리에서 먹은 '껌승'.

돼지고기 구운거 한점 흰밥에 얹은게 전부인 아주 간단한 음식.

 

 

아주 만족한듯 썩은 미소를  날리는 싸오비치의 주접.

오나 가나 앉았다 하면 맥주.  타이거 비어. 거의 유일한 즐거움이지요.

의자에 푹 주저앉아 점심을 즐깁니다.

 ..........

 

비록 1박3일의 짧은 일정에, 푸쿠억 섬의 싸오비치 한군데만 머물렀지만

좀처럼 가질 수 없는 좋은 기회였읍니다.

 

쩐(錢)만 조금 여유 있다면  내가 머문 My Lan Guest House 옆의 부지를 좀 사 놓으면 좋겠다 싶은

투기꾼(?)의 동물적 후각도 발동하네요.

아, 속물은 어쩔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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